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에 이 배를 탈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9시간 배 위에서 버틴다는 게 말이 되나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타고 나서 내릴 때쯤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아, 이걸 왜 이제야 탔지."세토 내해를 가로지르는 항로가 만드는 장면들팬스타 크루즈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오후 3시에 출항해 다음 날 오전 10시 오사카항에 입항하는 19시간짜리 항로를 운항합니다. 이 배가 단순한 페리(Ferry)가 아니라 크루즈 페리(Cruise Ferry)로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크루즈 페리란 이동 기능만 갖춘 일반 페리와 달리, 객실·레스토랑·사우나 등 숙박 및 편의 시설을 함께 갖춘 선박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동 수단인 동시에 ..
교토 맛집 (사케바, 라멘, 오반자이, 오차즈케교토에서 밥을 먹기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도시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원보다 밥상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와라마치의 골목 사케바에서 시작해 아라시야마의 도미 오차즈케까지, 교토의 음식은 풍경만큼이나 겹겹이 쌓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사케바 한 잔이 여행을 바꿨다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사케 전문 바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술집이겠거니 했는데, 가와라마치에 있는 마스야 사케에 들어선 순간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운영 방식에 있습니다. 취향과 예산을 말하면 직원이 그에 맞는 사케를 직접 추천해 주는 구조인데, 여기서 핵심은 잔술, 즉 이치고 이치에(一期一会) 방식으로 소량..
교토에서 가장 많이 실패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어디서나 좋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 저도 처음 교토를 갔을 때 그랬습니다. 9시에 기요미즈데라 앞에서 단체 관광버스 행렬을 마주하고서야 '아, 이건 전략이 필요한 도시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그 뒤로 몇 차례 교토를 더 다니며 직접 검증한 시기, 교통, 동선 전략을 정리한 것입니다.벚꽃·단풍 시즌과 마츠리: 언제 가느냐가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교토 여행에서 시기 선택은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닙니다. 3월 말 벚꽃 시즌과 11월 단풍 시즌은 교토 절과 신사의 조경이 극에 달하는 때로, 이 시기에는 주요 사찰에서 라이트업(야간 조명 개장)을 진행합니다. 라이트업이란 사찰 경내 수목과 건축물에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는 방식으..
연간 방문객 5,000만 명.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교토 전체 인구가 140만 명 수준인 도시에 그 35배가 넘는 인파가 몰린다는 것이 쉽게 실감이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이 수치가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걸 발로 직접 느꼈습니다. 오전 7시에 도착한 니넨자카에서도 이미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1,200년 수도가 만든 도시의 밀도, 히가시야마 지구히가시야마(東山)는 교토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구역입니다. 니넨자카·산넨자카로 이어지는 돌길을 따라 고풍스러운 마치야(町家)가 늘어서 있는데, 마치야란 교토 특유의 전통 목조 상가 주택 양식을 가리킵니다. 좁고 긴 구조에 기와지붕을 얹은 이 건물들은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형태로,..
오사카 여행에서 '뭘 먹어야 하지?'라는 고민, 다들 한 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검색하면 나오는 곳들은 줄 서서 먹어야 하는 유명 관광 맛집뿐이라 실망하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 저는 우메다와 난바 일대를 수십 번 드나들면서 진짜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을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오늘은 그중 가장 자주 떠올리게 되는 세 곳을 소개합니다.프렌치 오뎅이라는 게 대체 무슨 맛일까 — 쿠아쿠"프렌치 레스토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격식을 차려야 할 것 같고, 가격도 걱정부터 되는 게 사실입니다. 저도 처음 이 집 앞에 섰을 때 그랬거든요.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오픈 키친 형태의 바 테이블과 경쾌한 프랑스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이 펼쳐졌고, 메뉴판을 보는 순간 그 걱정이 싹 사라졌습니..
오사카 호텔을 검색하면 열에 아홉은 난바나 도톤보리 주변이 상위에 뜹니다. 저도 처음엔 그 공식을 따랐는데, 막상 묵고 나서 드는 생각은 "관광지 한복판이라 새벽까지 시끄럽고 이동이 오히려 불편하다"였습니다. 이번 글은 그 공식을 깨고 직접 묵어 본 두 호텔, 젠티스 오사카와 노가 호텔 기요미즈 교토의 실제 경험을 비교 검증한 기록입니다.우메다라는 선택, 젠티스 오사카의 입지 검증오사카에서 숙소를 잡을 때 우메다는 생각보다 저평가된 동네입니다. 글리코상 간판이 있는 도톤보리 쪽이 훨씬 유명하다 보니 우메다는 "업무 지구 아닌가요?"라는 반응이 많은데, 제가 직접 묵어 보니 오히려 반대였습니다.우메다는 JR 오사카역을 중심으로 한신백화점, 한큐백화점, 다이마루 백화점이 역과 지하 통로로 이어져 있어 쇼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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