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다 작은 나라에 5성급 호텔이 60개가 넘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과 중계 무역의 중심지답게 비즈니스와 여행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곳이라, 세계 최고 호텔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는 무대가 된 겁니다. 세 곳을 직접 투숙해보니 "어디가 제일 좋냐"는 질문엔 쉽게 답하기 어렵더군요. 여행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정답이 완전히 달라지는 곳들이었습니다.인피니티 풀 전쟁: 마리나 베이 샌즈 vs 만다린 오리엔탈마리나 베이 샌즈(MBS)의 57층 루프탑 인피니티 풀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인피니티 풀이란 수면이 수평선이나 하늘과 경계 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수영장을 뜻합니다. 시각적 착시를 극대화한 설계 덕분에 싱가포르 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싱가포르 가기 전에 "그냥 동남아 음식이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나름 여러 나라를 다녀봤다고 자부했는데, 첫 끼니부터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싱가포르 음식은 중국, 말레이, 인도, 페라나칸 문화가 한 접시에 압축된 도시의 음식이었고, 그 스펙트럼이 예상보다 훨씬 넓었습니다.로컬 만두와 호커센터, 소문대로였나일반적으로 싱가포르 로컬 음식 하면 치킨라이스나 칠리크랩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오차드 로드 근처의 북경식 만두 전문점 후 이프 친이었습니다. 매장 안에 저희 일행 말고는 전부 중국어를 쓰는 로컬 손님들뿐이었고, 그 순간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습니다.만두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느낀 건 낯섦이었습니다. ..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싱가포르를 처음 계획할 때 "그냥 마리나 베이 샌즈 한 장 찍고 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였고, 동선을 제대로 짜지 않으면 이동 시간에 체력을 다 쏟게 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마리나 베이부터 센토사, 창이공항까지 구역별로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제가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마리나 베이에서 도심까지: 야경과 문화를 한 번에싱가포르 여행의 첫 동선은 대부분 마리나 베이에서 시작합니다. 저도 첫날 머라이언 파크에 내려서 마리나 베이 샌즈 방향으로 걸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아, 이 도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라이언(Merlion)은 사자를 뜻하는 말레이어 '싱가(Si..
싱가포르에서 첫날 2만 보를 걷다가 저녁에 호텔 방에 쓰러져 앓아누웠습니다. 덥다는 건 알고 갔는데, 막상 그 습도와 체감 온도는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아, 이건 미리 알고 왔어야 했다"고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습니다.한증막 날씨와 준비물, 알고 가면 다릅니다싱가포르의 연평균 기온은 약 27도로 1년내내 여름기온입니다. 단순히 기온이 높은 게 아니라 상대습도 또한 연중 80%에 달할 정도로 높습니다. 상대습도란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 대비 실제 수증기량의 비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공기 자체가 이미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서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하고 몸에 달라붙는 상태가 계속된다는 뜻입니다.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흔히 "태국이나 베트남도 덥던데 그..
캡슐 호텔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십니까? 좁은 관 같은 공간에 겨우 누울 수 있는 침대, 커튼 하나로 막힌 개인 공간.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사카 니시우메다에 있는 퍼스트 캐빈에 직접 들어서는 순간, 그 고정관념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1박에 약 6,100엔, 한화로 55,000원 안팎이면 이 정도 공간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첫인상: "이게 정말 캡슐 호텔 맞나요?"객실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 말이었어요. "이게 정말 캡슐 호텔 맞나요?" 우리가 흔이 알고 있는 캡슐 호텔은 통 모양의 좁은 공간에 기어 들어가야 하는 이미지잖아요? 하지만 퍼스트 캐빈의 문을 여는 순간, 그 편견은 완전히 산산조각 났습니다. 일반적인 캡슐 호..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할 때, 신칸센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작년 가을, 자정이 넘은 오사카 역 승강장에서 은은한 불빛을 내뿜으며 미끄러져 들어오는 침대 특급 열차를 처음 마주했습니다. 신칸센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었을 그 설렘이, 반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달리는 호텔에서 눈을 뜬다는 것혹시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된다는 말, 와닿으신 적 있으신가요? 선라이즈 세토·이즈모는 일본 내 유일하게 운행 중인 정규 침대 특급 열차입니다. 여기서 침대 특급이란, 지정석 좌석이 아닌 침대 설비가 갖춰진 개인 객실을 갖춘 야간 장거리 특급 열차를 뜻합니다. 도쿄와 시코쿠 다카마쓰, 산인 지역 이즈모시를 잇는 노선으로, 총 14량이 오카야마 역에서 세토 7량과 이즈모 7량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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