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828m, 부르즈 할리파가 있는 두바이를 하루 만에 돌아봤습니다. 경유 일정이라 시간이 빠듯했는데, 막상 발을 내딛으니 하루가 아깝게 느껴질 만큼 볼거리가 촘촘한 도시였습니다. 피곤함보다 설렘이 앞서던 그날을 기록합니다.알파히디 역사지구와 금시장, 두바이의 뿌리를 걷다두바이 하면 마천루와 쇼핑몰만 떠올리기 쉬운데, 혹시 19세기 중동 아랍의 골목을 그대로 걸어볼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 제가 처음 알파히디 역사지구(Al Fahidi Historical Neighbourhood)에 발을 들였을 때 느낀 감정이 딱 그랬습니다. 현대 두바이와는 전혀 다른 공기였습니다.알파히디 역사지구는 두바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주거 지역 중 하나로, 19세기 중반의 전통 건축 양식인 바..
비행기 탈 때마다 비즈니스석 커튼 너머로 보이는 일등석 입구를 그냥 지나친 적 있으신가요. 저는 7년 치 마일리지를 모아서 그 커튼을 처음으로 직접 통과해봤습니다. 인천에서 아부다비까지는 비즈니스, 아부다비에서 런던까지는 일등석. 같은 항공사, 같은 기종(보잉 787-9 드림라이너)으로 두 클래스를 연속 탑승하며 비교할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경험이었습니다.7년 마일리지가 만든 하늘 위 비교 실험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에티하드 항공권을 발권한 건, 두 항공사 간의 인터라인 협약(Interline Agreement)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라인 협약이란 서로 다른 항공사가 항공권 발권과 마일리지 적립을 상호 인정하는 양자 계약으로, 같은 얼라이언스가 아니더라도 이런 개별 협약을 통해 마일리지를 교차 사용할 수 있습..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된 실수를 하나 했습니다. 타카치호 협곡 보트 체험이 그렇게 일찍 마감된다는 걸 미리 확인하지 않은 것입니다. 일본 종단 기차 여행 중 버스까지 갈아타며 어렵게 찾아간 협곡 앞에서, 눈으로만 바라봐야 했던 그 허탈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글은 그 실수를 포함해 타카치호를 처음 가는 분들이 같은 아쉬움을 겪지 않도록 제가 직접 발로 뛴 경험을 담은 것입니다.버스와 도보, 어떤 교통편이 현실적인가타카치호는 일본 기차 여행자들에게 다소 까다로운 목적지입니다. 일반 철도 노선이 연결되지 않아 노선버스(路線バス), 즉 지역 정기 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야 합니다. 여기서 노선버스란 정해진 경로와 시간표에 따라 운행하는 대중 버스를 의미하는데, 도시처럼 촘촘하게 ..
솔직히 저는 일본 무비자가 다시 풀렸을 때 입국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해졌을 거라고 막연히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일본어도 안 되고 영어도 안 되는 상태에서, 공항 검역 줄에 몇 시간씩 서 있어야 하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겪어보니 이야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미리 준비 하나만 제대로 해갔더니, 입국 수속이 30분도 안 걸렸습니다.입국심사앱과 신칸센 지정석, 입국 첫날 두 번 놀란 이유일본 입국 시 현재 활용되는 앱 중 하나가 Visit Japan Web(VJW)입니다. 여기서 VJW란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디지털 입국 심사 플랫폼으로, 입국심사와 세관신고를 사전에 온라인으로 처리해 공항 현장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공항 도착 후 QR 코드를 보여주니 담당자가..
대중교통이 이렇게 잘 된 도시에서 왜 길을 헤맸을까요. 오클랜드에 도착한 첫날, 저는 버스 카드 하나 사겠다고 블록을 세 번이나 돌았습니다. 인구 146만 명의 뉴질랜드 최대 도시, 한때 이 나라의 수도였던 곳인데 정작 여행자에게 필요한 건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AT Hop 카드 하나로 오클랜드 시내를 꿰뚫다오클랜드에 내려서 처음 한 일이 AT Hop 카드를 찾아 헤매는 것이었습니다. 지정 편의점이나 역 내 안내소에서 살 수 있다는 건 알았는데, 막상 가보면 "이 블록에는 없어요"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세 곳을 돌고 나서야 겨우 손에 넣었고, 그때 느낀 건 '여행 전에 미리 위치를 확인했어야 했다'는 뒤늦은 반성이었습니다.AT Hop 카드는 오클랜드 교통 당국(AT, Auckland Transport)..
솔직히 크라이스트처치는 기대가 낮은 도시였습니다. 퀸스타운의 압도적인 풍경을 보고 왔으니, 마지막 도시는 그냥 비행기 타기 전 경유지 정도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에이번 강변을 걷다 야생 뱀장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이 도시가 만만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뉴질랜드 남섬의 마지막 밤을 보낼 도시로, 크라이스트처치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인상을 남겼습니다.에이번 강이 품은 야생 생태계, 그 실제 모습뉴질랜드 남섬 여행에서 야생동물 관찰이라고 하면 보통 피오르드랜드(Fiordland) 국립공원이나 카이코우라(Kaikoura) 해안 같은 오지를 먼저 떠올립니다. 피오르드랜드란 빙하가 깎아낸 깊은 협곡에 바닷물이 채워진 지형으로, 독보적인 생태계를 자랑하는 보호구역입니다. 그래서 저도 크라이스트처치 도심 한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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