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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여행 (11)
콜롬보 빈부격차 (관람의 오만, 코리안드림, 이중성)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콜롬보에서 람보르기니를 보며 "와, 이 나라 빈부격차 진짜 심하다"고 적으면서 정작 제 지갑 속 달러 카드가 그 문장을 얼마나 위선적으로 만드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국가 부도 상황 속의 양극화를 기록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 기록 자체가 또 하나의 계급적 행위였습니다.콜롬보의 극단적 양극화, 그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콜롬보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제가 예상한 스리랑카는 없었습니다. 포트시티(Port City) 일대에는 최신 수입차들이 줄을 서고, 월세 180만 원짜리 고급 아파트가 버젓이 분양 중이었습니다. 여기서 포트시티란 중국 투자로 조성된 콜롬보 앞바다 매립 신도시로, 스리랑카 기존 법체계와 분리된 특별경제구역(SEZ, Special Economic Zone)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6. 14. 20:51
스리랑카 페타 시장의 진실 (식민지역사, 흥정경제학, 타자화)

솔직히 저는 페타 시장에서 흥정에 성공했을 때 꽤 뿌듯했습니다. 2,400루피짜리를 2,000루피에 샀고, 그게 영리한 여행자의 덕목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숙소로 돌아와 땀을 씻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깎아낸 400루피, 그게 한국 돈으로 1,500원 남짓인데, 그 상인에게는 하루치 교통비였을 수도 있겠다고.실론티 한 잔에 녹아든 플랜테이션 경제의 역사페타 시장 안쪽 차 골목에서 BOP 등급 찻잎을 고르고 있을 때, 상인이 자랑스럽게 "세계 최고 실론티"라고 말했습니다. BOP란 Broken Orange Pekoe의 약자로, 찻잎을 잘게 부숴 만든 등급을 뜻하며 강한 맛과 빠른 우러남이 특징입니다. 저도 그 향에 취해 감탄했는데, 사실 그 순간 제가 놓친 게 있었습니다.스리랑카의 차..

카테고리 없음 2026. 6. 13. 21:53
콜롬보 여행 일대일로, 타자화

콜롬보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그 첫 한 시간 동안, 저는 솔직히 이 나라를 오해했습니다. 지나치게 말을 걸어오는 기사들, 목적지가 아닌 엉뚱한 골목으로 꺾이는 툭툭, 그리고 120달러짜리 보석을 선뜻 사달라는 낯선 남자. 그런데 나중에 돌아보니, 그 혼란스러운 첫날이 오히려 콜롬보라는 도시를 가장 날것으로 이해한 시간이었습니다.콜롬보 툭툭 사기의 구조: 친절은 어디서 멈추는가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콜롬보 포트(Fort) 지구 주변에서 툭툭 기사들이 접근하는 방식은 굉장히 체계적입니다. 처음에는 "어디서 왔어요? 한국? 나 한국 친구 있어요"라며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러다 슬쩍 "오늘 미터기 고장났는데 코스 요금으로 150루피 어때요?"라는 식으로 전환합니다. 미터기를 끈 순간, 이건 더 이상..

카테고리 없음 2026. 6. 12. 23:46
스리랑카 콜롬보 입국기 (국가부도, 관광자본, 이주노동)

솔직히 저는 콜롬보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제가 재난 현장을 '여행 콘텐츠'로 소비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국가 부도 이후의 스리랑카를 직접 보고 나서야, 제가 무엇을 보고 싶었던 건지 그리고 무엇을 외면했던 건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국가 디폴트 이후의 콜롬보: 숫자로 보면 더 무섭다스리랑카는 2022년 공식적으로 국가 디폴트(sovereign default)를 선언했습니다. 여기서 sovereign default란 한 국가가 외채를 더 이상 상환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 상태로, 쉽게 말해 나라 자체가 파산을 인정한 것입니다. 당시 스리랑카가 갚아야 할 외채 규모는 약 510억 달러였으나, 가용 외화 보유고는 2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있었습니다(출처: IMF).이 숫자가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2. 18:31
스리랑카 콜롬보 물가 현실 (초인플레이션, 구매력평가, 픽미 앱)

한국 돈 만 원으로 콜롬보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바이크 이동, 로컬 밥, 아이스크림, 슈퍼마켓 쇼핑까지.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히 맞습니다. 그런데 갈레 페이스 그린 잔디밭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던 순간, 저는 괜히 불편해졌습니다. 이 저렴함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제대로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원이 2,300루피가 되는 구조: 구매력평가가 말해주는 불편한 진실환율상 한화 만 원은 스리랑카 루피로 약 2,200~2,300루피입니다. 이 수치 하나로 "콜롬보 물가 싸다"는 결론을 내리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직접 시장을 돌아다니며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 환율만 보는 게 얼마나 위험한 착시인지, 경제학에서는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

카테고리 없음 2026. 6. 11. 23:56
스리랑카 현지인 환대 (여행 문화, 정전 현실, 감상주의)

스리랑카는 2022년 국가 부도(sovereign default)를 선언한 이후 지금도 하루 수 시간씩 전력 공급이 끊기는 블랙아웃(blackout)이 일상화된 나라입니다. 저는 그 어둠 속에서 길을 잃다가 현지인 가족의 마당에서 저녁 한 끼를 대접받았고, 처음에는 그걸 '순수한 인간의 온기'라고 단순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자꾸 마음 한쪽이 불편했습니다.블랙아웃이 만든 풍경: 정전의 현실과 여행자의 낭만화히카두와 골목을 걷다가 전기가 한꺼번에 꺼지는 경험을 처음 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손전등 하나 켜 들고 낯선 골목을 더듬거리는데, 마당에 촛불을 켜둔 가족이 먼저 손짓을 해왔습니다. 저는 그 순간 "이 나라 사람들은 정말 따뜻하다"는 생각을 했고,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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