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에서 제일 먼저 무릎이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아줄레주(Azulejo) 타일 골목과 도루 강변을 걷는 낭만은 SNS에 넘쳐나지만, 아무도 '그 낭만에 도달하는 계단 수'는 얘기해 주지 않더군요. 교통 카드 하나 사는 것부터 일몰 명소 오르기까지, 포르투에서 실제로 마주친 문제들과 제가 찾은 해결 방향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안단테 카드, 제대로 써야 돈이 안 새는 이유리스본에서 기차를 타고 약 3시간 15분을 달리면 포르투 캄파냐역에 도착합니다. 역에 발을 딛자마자 첫 번째 과제가 생겼는데, 바로 안단테 카드(Andante Card) 구매였습니다. 안단테 카드란 포르투의 메트로·버스·트램 등 대중교통 전체를 통합 관리하는 IC칩 기반 교통 카드를 말합니다. 서울의 T-머니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포르..
솔직히 저는 마드리드를 과소평가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먼저 다녀온 터라 "스페인은 가우디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굳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마드리드 골목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가우디 없이도, 아니 어쩌면 가우디가 없기 때문에 더 '유럽다운' 도시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마드리드 왕궁 내부, 겉모습보다 속이 훨씬 더 화려합니다처음 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 de Madrid)을 멀리서 봤을 때는 솔직히 "돌이 좀 촌스러운데?" 싶었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처럼 금빛이 번쩍이거나, 밀라노 두오모처럼 하얗게 빛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제가 틀렸다는 걸 바로 알았습니다.마드리드 왕궁은 1755년 완공된 건물로, 정..
날씨가 흐리면 융프라우를 포기해야 할까요? 저도 출발 전날 밤 산 주변을 가득 채운 구름을 보며 이 고민을 정말 진지하게 했습니다. 결국 올라갔고, 그 선택이 맞았는지 지금도 100%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스위스 기차 여행이 왜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지는 확실히 알았습니다.스위스 패스와 기차 등급, 실제로 써보니 달랐습니다스위스 기차 여행의 핵심 수단은 스위스 패스(Swiss Travel Pass)입니다. 스위스 패스란 정해진 기간 동안 스위스 전역의 기차, 버스, 유람선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정기권으로, 여행자라면 거의 필수로 챙기는 패스입니다. 저는 앱으로 사용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앱이 생각보다 느리고, 스크린샷이 안 되는 상황이 갑자기 ..
해외 식당에서 "대충 저거 주세요" 하고 시켰다가 계산서 받고 멈칫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십니까. 저도 베네치아에서 정확히 그 상황을 겪었습니다. 랍스터 스파게티 한 그릇에 83유로, 한화로 약 12만 원이 나온 순간 손이 멈췄습니다. 동화 같다는 베네치아가 잔인하게 현실을 보여준 날이었습니다.바포레토로 본 베네치아의 진짜 얼굴베네치아는 생각보다 훨씬 큰 도시입니다. 일반적으로 베네치아는 좁은 골목을 걸어서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본섬 일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무라노, 브라노 같은 외곽 섬은 물론이고, 본섬 안에서도 선착장을 오가다 보면 도보만으로는 체력이 금방 바닥납니다.베네치아의 대중교통은 바포레토(Vaporetto)가 핵심입니다. 바포레토란 이탈리아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밀라노에 도착했을 때 저는 여행 중반의 피로를 핑계로 숙소에서 편집이나 하다가 다음 목적지인 스위스로 넘어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두오모 광장에 발을 들인 순간, 그 계획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압도라는 단어가 실체를 갖는 공간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었습니다.3,000개의 조각상이 말해주는 것들밀라노 대성당의 공식 명칭은 두오모 디 밀라노(Duomo di Milano)입니다. 여기서 두오모(Duomo)란 이탈리아어로 대성당을 뜻하며, 라틴어 도무스(Domus, '하느님의 집')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밀라노 두오모는 그냥 '밀라노 대성당'이라고 부르면 됩니다.제가 직접 광장에 들어서는 순간, 첫 반응은 그냥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들 생각도 못 하고 한참을..
바티칸 예약이 당일 아침에 취소됐습니다. 로마에 도착하기도 전에 일정 하나가 날아간 거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급하게 잡은 예약이 이렇게 터지니까 유럽 여행이 매 순간 변수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프레치아로사와 플랫폼: 유럽 기차가 낯선 분께 드리는 현실 조언피렌체에서 로마까지는 프레치아로사(Frecciarossa)를 탔습니다. 프레치아로사란 트레니탈리아(Trenitalia)가 운영하는 이탈리아 최고속 열차로, 최고 시속 300km에 달하는 고속철도입니다. 쉽게 말해 이탈리아판 KTX인데, 피렌체에서 로마까지 1시간 32분이면 닿으니 거리 체감이 확 줄어듭니다.문제는 기차 자체가 아니라 플랫폼(Binario) 시스템이었습니다. 여기서 비나리오(Bi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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