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페타 시장에서 흥정에 성공했을 때 꽤 뿌듯했습니다. 2,400루피짜리를 2,000루피에 샀고, 그게 영리한 여행자의 덕목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숙소로 돌아와 땀을 씻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깎아낸 400루피, 그게 한국 돈으로 1,500원 남짓인데, 그 상인에게는 하루치 교통비였을 수도 있겠다고.실론티 한 잔에 녹아든 플랜테이션 경제의 역사페타 시장 안쪽 차 골목에서 BOP 등급 찻잎을 고르고 있을 때, 상인이 자랑스럽게 "세계 최고 실론티"라고 말했습니다. BOP란 Broken Orange Pekoe의 약자로, 찻잎을 잘게 부숴 만든 등급을 뜻하며 강한 맛과 빠른 우러남이 특징입니다. 저도 그 향에 취해 감탄했는데, 사실 그 순간 제가 놓친 게 있었습니다.스리랑카의 차..
한국 돈 만 원으로 콜롬보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바이크 이동, 로컬 밥, 아이스크림, 슈퍼마켓 쇼핑까지.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히 맞습니다. 그런데 갈레 페이스 그린 잔디밭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던 순간, 저는 괜히 불편해졌습니다. 이 저렴함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제대로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원이 2,300루피가 되는 구조: 구매력평가가 말해주는 불편한 진실환율상 한화 만 원은 스리랑카 루피로 약 2,200~2,300루피입니다. 이 수치 하나로 "콜롬보 물가 싸다"는 결론을 내리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직접 시장을 돌아다니며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 환율만 보는 게 얼마나 위험한 착시인지, 경제학에서는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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