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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는 투어 신청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구장 앞에 서 있었습니다. 런던패스를 들고 무작정 갔다가 기념품 매장 안쪽에서 우연히 투어 접수 창구를 발견했을 때의 그 안도감이란. 준비 없이 갔는데 얻어걸린 거죠. 그런데 그게 오히려 이 투어를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런던패스 하나로 들어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토트넘 경기가 없는 평일 오전, 구장 주변 버스가 경기장 코앞까지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경기 날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평소에 경기를 볼 때는 한참 뒤쪽에서 내려 터벅터벅 걸어오던 길을 이날은 버스가 그냥 데려다줬습니다.
런던패스(The London Pass)는 런던의 주요 관광지를 일정 금액을 내고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통합 패스입니다. 여기서 런던패스란 타워브리지, 웨스트민스터 같은 랜드마크부터 토트넘 스타디움 투어와 스카이워크까지 포함하는 올인원 관광 패키지로, 따로따로 사면 훨씬 비싸지는 입장료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개별로 투어 티켓을 구매하면 어른 1인 기준 상당한 금액이 나오는 만큼, 런던 일정을 빡빡하게 잡은 분들에게는 확실히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기념품 매장 안쪽에서 투어 접수를 하고 나니 본격적인 구경이 시작됐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매장 자체도 볼거리가 꽤 됩니다. 유니폼이 95파운드, 우리 돈으로 16만 원 정도인데, 손흥민 이름이 새겨진 어린이용은 그보다 저렴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후드티가 45파운드, 반바지 같은 소품은 그보다 훨씬 싸고요. 저는 손흥민 이름이 박힌 자석 하나를 6파운드에 집어 들었습니다. 플라스틱이지만 소장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기념품 매장에서 산 물건이 너무 무겁다면 투어 내내 들고 다니기 힘들수 있습니다. 투어 접수 시 물품 보관이 가능한지 물어보거나, 가급적 투어를 모두 마친 후에 쇼핑을 즐기시는 게 체력 안배에 유리합니다.
드레스룸에서 터널까지, 선수들의 동선을 그대로 따라가다
투어의 핵심은 단연 선수단 전용 구역입니다. 홈 드레스룸(Home Dressing Room), 즉 선수들이 경기 전후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전술 회의를 하는 공간을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드레스룸이란 단순한 탈의실이 아니라 감독의 마지막 전술 지시가 이뤄지고,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경기 모드로 전환하는 준비의 성소 같은 공간입니다.
제가 직접 들어가 봤는데, 공간이 생각보다 훨씬 넓고 세련됐습니다. 가이드분께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손흥민 선수도 실제로 이 라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공기가 달라 보였습니다. 선수들이 경기날 이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 가이드는 그 모습을 보며 설명을 이어간다고 했습니다.
드레스룸 옆에는 의료 시설과 준비운동실도 갖춰져 있었습니다. 준비운동실이란 경기 직전 선수들이 근육을 풀고 몸을 예열하는 전용 공간으로, 마사지 장비와 스트레칭 구역이 세분화돼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라커룸(Premium Locker Room)을 포함한 이 시설들은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얼마나 체계적인 선수 컨디셔닝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습니다. EPL이란 잉글랜드 1부 축구 리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중계권 수익과 선수 이적료를 기록하는 최상위 프로 축구 리그입니다(출처: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터널(Player Tunnel)을 통해 피치(Pitch) 쪽으로 나가는 구간도 걸어봤습니다. 피치란 경기가 실제로 펼쳐지는 천연 잔디 구역을 말하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피치는 세계 최초로 분리형 슬라이딩 구조를 채택해 잔디 피치와 인조 잔디 피치를 교체할 수 있는 특수 설계로 유명합니다. 드레스룸에서 터널, 그리고 피치 앞 선수 벤치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저도 선수 벤치에 앉아봤는데, 의자 쿠션이 일반 관중석보다 한 단계 좋았습니다. 제 경험상 PC방 의자 수준이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투어 중 들른 프레스 인터뷰 구역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자들이 자리를 잡는 공간이 오히려 경기장 내에서 가장 시야가 확보된 자리였고, 손흥민 선수의 사진과 이름이 눈에 가장 많이 띄었습니다. 한국인이 저밖에 없는 투어 그룹에서 손흥민 선수가 단연 가장 인기 있는 선수라는 게 제 눈으로도 확인됐습니다.
투어에서 꼭 확인하면 좋을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런던패스 소지자도 사전에 투어 시간대를 지정해야 하며, 매장 내 투어 접수 창구에서 바로 확인 가능합니다.
- 드레스룸, 감독실, 터널, 선수 식당까지 선수 동선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 스카이워크는 투어와 별도 체험으로, 전용 신발과 안전 장비를 착용한 뒤 진행합니다.
- 카메라와 휴대폰은 스카이워크 출발 전 잠시 보관되며, 체험 완료 후 돌려받습니다.
구장 지붕 위를 걷다, 스카이워크의 아찔한 실감
스카이워크(Dare Skywalk)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지붕 위를 실제로 걸어서 한 바퀴 도는 체험입니다. 스카이워크란 단순한 전망대 관람이 아니라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지붕 끝 경사면 위를 직접 이동하며 런던 전경을 360도로 감상하는 액티비티입니다. 이것도 런던패스로 가능하다는 걸 현장에서 확인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용 신발로 갈아 신고, 휴대폰과 카메라를 맡기고 올라갔습니다. 가이드분이 모든 안전 지침을 제스처로만 설명했는데, 영어에 자신 없는 저도 100%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분이었고, 덕분에 높이에서 오는 긴장감이 금세 풀렸습니다.
지붕 위에 서면 런던 스카이라인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저 멀리 더 샤드(The Shard)가 보였고, 발아래로는 경기장 내부 잔디 구장이 그대로 내려다보였습니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 통계에 따르면 런던은 연평균 106일 이상 강수가 발생하는 도시로, 흐린 날이 많습니다(출처: 영국 기상청 Met Office). 스카이워크는 날씨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화창한 날 일정을 잡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저는 다행히 맑은 날 방문해 런던을 제대로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스카이워크를 마치고 내려오면 구장 아래층 투어까지 다 끝난 셈입니다. 위아래를 모두 경험했다는 만족감이 꽤 묵직하게 남았습니다.
투어를 마치고 나서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경기 날 함성 속에서 보는 것도 물론 짜릿하지만, 선수들이 어디서 밥을 먹고, 어디서 몸을 풀고, 어떤 터널을 지나 피치에 나오는지를 직접 걸으면서 확인하는 경험은 완전히 다른 층위의 감동입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특히 손흥민 선수의 팬이라면 경기 직관과는 별도로 스타디움 투어를 한 번쯤 따로 잡아보시길 권합니다. 경기 없는 날이어도, 아니 경기 없는 날이기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fTBebIx1MM&list=PLD7Ss_NVlYEn8XdHAFaQOLicDmhFzXqaY&index=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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