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짐바란 베이는 147개의 독립형 빌라로 구성된 럭셔리 리조트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5박을 지내며 '진짜 프라이버시'가 무엇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체크인 후 빌라 대문을 닫는 순간, 세상과 완벽히 단절되는 경험은 다른 어떤 호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발리에서 가장 비싼 저녁 식사가 왜 해변 노점이 아니라 호텔 안에 있을까요?" 저도 처음엔 이해가 안 갔습니다. 짐바란 하면 으레 씨푸드 그릴 노점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짐바란 베이(Four Seasons Resort Bali at Jimbaran Bay)에서 프라이빗 비치 다이닝을 경험한 뒤,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파도 소리만 들리는 모래사장 위에서, 오직 저희만을 위해 세팅된 테이블 앞에 앉았을 때의 그 벅찬 감동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포시즌스 발리 짐바란포시즌스 발리 짐바란1

독립형 빌라의 프라이버시와 프라이빗 풀의 매력

포시즌스 짐바란의 가장 큰 차별점은 모든 객실이 개별 대문과 담장으로 완전히 분리된 독립형 빌라(Stand-alone Villa)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독립형 빌라란 복도나 공용 공간을 공유하지 않고 각각의 빌라가 독립된 건물로 존재하는 숙박 형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오션 뷰 빌라에 머물렀는데, 약 200평 규모의 제 전용 공간에는 침실, 거실, 야외 수영장, 선베드, 야외 샤워장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현대적인 편리함과 발리 전통 양식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높은 담장 안으로 들어서면 오직 우리만을 위한 정원과 프라이빗 풀이 펼쳐지는데, 특히 침실의 캐노피는 로맨틱함의 극치예요. 아침에 일어나 전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짐바란 베이의 오션뷰는 정말 예술입니다. 매일 아침 테라스에서 차 한 잔 하며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게 진짜 휴양이지' 싶더라고요.

빌라 내 프라이빗 풀(Private Pool)은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니라 이곳 경험의 핵심이었습니다. 수영장 크기는 약 3m x 7m로 성인 두 명이 여유롭게 수영할 수 있는 규모였고, 매일 오전 풀 클리닝 서비스가 제공되어 물 상태가 완벽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7시쯤 잠옷 차림으로 곧바로 수영장에 뛰어들었는데, 이웃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이 자유로움이야말로 이곳이 주는 진정한 사치였습니다.

빌라 내부 인테리어는 발리 전통 건축 양식인 '조글로(Joglo)'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조글로란 자바와 발리 지역의 전통 목조 가옥 형태로, 높은 천장과 열린 구조가 특징입니다. 티크우드 기둥과 알랑알랑(야자수 잎) 지붕, 천연 석재 바닥이 조화를 이루며 에어컨 없이도 자연 통풍만으로 시원함을 유지했습니다. 욕실에는 반얀 트리(Banyan Tree) 브랜드의 어메니티가 비치되어 있었고, 레인 샤워와 욕조가 모두 갖춰져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감동한 순간은 일몰 시간이었습니다. 수영장에 앉아 인도양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는데, 파도 소리와 새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속에서 저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객실이 복도로 연결된 일반 호텔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타만 완틸란 뷔페순다라 레스토랑순다라 레스토랑1

레스토랑, 타만 완틸란

포시즌스 짐바란은 먹으러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레스토랑 수준이 높기에 레스토랑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타만 완틸란(Taman Wantilan) 레스토랑의 뷔페는 오픈 키친 형태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전통 메뉴부터 갓 구운 빵까지, 특히 주문 즉시 만들어주는 에그 섹션 요리는 수준급입니다. 저는 조식으로 연어도 먹고, 건강한 탄수화물 요리도 먹었는데 종류가 정말 다양했어요.

인도 길거리 음식 중 하나인 빠니뿌리(Pani Puri)를 여기서 꼭 드셔보세요. 여기서 빠니 뿌리란 바삭한 튀김 안에 향신료 가득한 상큼한 소스를 부어 한입에 쏙 넣는 인도 전통 스낵을 의미합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데, 터뜨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는 현재 발리에서 먹어본 식당 중 이곳이 1위예요. 생선회 앞에서 주문하면 나중에 자리로 가져다주는데, 신선도가 정말 뛰어납니다.

순다라(Sundara) 레스토랑은 짐바란 비치 바로 앞에 있어서 일몰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저녁에 6가지 코스 요리를 시켜서 와인과 함께 곁들여 먹었는데, 모든 와인 페어링이 음식과 잘 어울렸고 모든 것이 조화로웠습니다. 참치 타르타르 위에 캐비아가 올려져 있어서 적당히 상쾌했고, 트러플 타르트는 너무 딱딱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적절한 질감이었어요.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근처에 묵으신다면 순다라 레스토랑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피니티 풀수상 사원프라이빗 비치

추천하는 인생샷 명당

인생샷 명당으로는 메인 인피니티 풀의 엣지(Edge)를 추천합니다. 여기서 엣지란 수영장 끝자락에서 바다와 수영장의 경계가 사라지는 그 지점을 의미합니다. 수영장 끝에 매달려 짐바란 베이를 바라보는 뒷모습을 찍으면 정말 멋집니다. 오전 10시쯤 햇살이 바다에 부서질 때 찍으면 물빛이 보석처럼 빛나요. 수영복 위에 가벼운 로브를 걸치고 찍으면 더 스타일리시하게 나옵니다.

각 빌라로 들어가는 입구가 발리 전통 사원처럼 생긴 석조 대문도 포토존입니다. 돌로 정교하게 조각된 문 사이에 서서 정면을 응시하면 됩니다. 입구 주변의 붉은 꽃인 부겐빌레아(Bougainvillea)와 초록색 잎들이 대비되어 인물이 확 살아납니다. 발리 현지에서 산 원피스를 입고 찍으면 "나 지금 발리야!"라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알 정도죠.

리조트 중심부에 위치한 수상 사원(Water Temple) 주변도 놓치지 마세요. 잔잔한 물 위에 연꽃이 떠 있고, 전통 건축물이 물에 비치는 모습이 정말 신비롭습니다. 여기는 화려한 옷보다는 차분한 린넨 소재 옷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한 옆모습을 찍으면 분위기 있는 사진이 완성됩니다.

투숙객 전용 프라이빗 비치의 모래사장 산책로도 추천합니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 배경에 다른 여행객이 걸리지 않는 깨끗한 바다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해 질 녘 모래사장을 걷는 전신 샷이 특히 예쁩니다. 역광을 이용해 실루엣만 남겨도 정말 예술적인 느낌이 나거든요. 저는 저 멀리 짐바란 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기가 보일 때 함께 담았는데 더 극적인 사진이 나왔습니다.

주변 관광지로는 가루다 위스누 켄카나(GWK) 공원을 추천합니다. 리조트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인데, 엄청난 크기의 힌두교 신상을 볼 수 있습니다. 비슈누 조각상이 있는데 크기가 정말 압도적이에요. 발리 관광의 상징적인 장소로,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입니다(출처: 발리 관광청). 저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체력 문제로 일찍 나왔지만, 시원한 아침이나 해질녘에 가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쿠킹 클래스안티 그래비티 요가

전통 쿠킹 클래스와 무한 액티비티 프로그램

리조트 내 '지아(Jimbaran Gardens)'에서 진행되는 발리 전통 쿠킹 클래스는 제 짐바란 체류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오전 9시 시작으로, 현지 셰프와 함께 짐바란 전통 시장을 방문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시장에서 갓 잡아 온 생선, 향신료, 열대 과일을 직접 고르고 흥정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 체험이었습니다.

쿠킹 클래스에서는 사테 릴릿(Sate Lilit), 나시 고랭(Nasi Goreng), 가도가도(Gado-Gado) 세 가지 요리를 배웠습니다. 여기서 사테 릴릿이란 다진 생선이나 닭고기에 코코넛과 향신료를 섞어 레몬그라스 줄기에 감아 구운 발리 전통 꼬치 요리를 말합니다. 셰프는 각 재료의 향신료 비율과 불 조절 타이밍을 세세히 알려줬고, 제가 직접 만든 나시 고랭은 정말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이었습니다(출처: 인도네시아 관광부).

리조트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은 하루 종일 빼곡했습니다. 제가 참여한 주요 프로그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오전 7시: 서프 라이프가드 동행 서핑 레슨 (짐바란 해변)
  • 오전 10시: 안티 그래비티 요가 (절벽 전망대)
  • 오후 3시: 발리 전통 댄스 워크숍 (르공 댄스 배우기)
  • 저녁 7시: 선셋 비치 바비큐 (순다라 비치 클럽)

특히 안티 그래비티 요가(Anti-Gravity Yoga)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안티 그래비티 요가란 천장에 매달린 해먹 형태의 실크 천을 이용해 공중에서 자세를 취하는 요가 방식으로, 플라잉 요가라고도 불립니다. 절벽 끝 야외 데크에서 진행되는 이 수업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에서 진행됐고, 공중에 매달려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를 취할 때 느낀 자유로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리조트는 키즈 클럽도 훌륭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제 옆 빌라에 머문 가족의 아이들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키즈 클럽에 참여했는데, 발리 전통 의상 입기, 바닷가 게 잡기, 코코넛 잎 공예 등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했습니다. 덕분에 부모님들은 스파나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포시즌스의 서비스 철학은 'Whatever, Whenever'입니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언제든, 어디서든 제공한다는 의미인데, 저는 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수영장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버틀러가 말없이 차가운 물과 과일 플레이트를 가져다주고, 선글라스가 물에 젖자 즉시 깨끗한 천으로 닦아주는 세심함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출처: 포시즌스 호텔 앤 리조트).

저는 이곳에서 5박 동안 리조트 밖으로 단 한 번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나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쿠킹 클래스, 요가, 스파, 해변 액티비티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랐고, 무엇보다 제 빌라의 프라이빗 풀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리조트에만 머물면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포시즌스 짐바란은 오히려 밖으로 나가는 게 아까운 곳이었습니다.
포시즌스 짐바란은 가격대가 꽤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짐바란의 번잡한 씨푸드 거리에서 호객 행위에 시달리지 않고, 오직 우리만의 공간에서 최고급 요리를 먹는 경험은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북적북적한 로컬 시장 분위기가 좋다" 하시는 분들에겐 너무 정적이고 비싸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신혼여행이나 특별한 기념일이라면 무조건 추천합니다. 평생 가는 기억이 됩니다.

만약 비치 다이닝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순다라 레스토랑의 야외 테라스석을 예약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분위기는 비슷하게 내면서 비용은 조금 아낄 수 있거든요. 서비스의 세심함은 발리 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이름이 불리는 퍼스널 서비스는 포시즌스만의 저력이죠.
다만 최첨단 모던함이나 화려한 파티 분위기를 원하신다면 조금 정적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은 가족, 혹은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연인들에게 100점인 곳이에요. 선셋 타임에 순다라 바에서 칵테일 한 잔 하며 일몰을 감상하세요. 짐바란 베이의 수평선이 주황빛으로 물드는 장면은 그 어떤 유료 투어보다 값진 경험이 될 겁니다. 10년 후에 꼭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jsGJtZEWeo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bSOg-8Oj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