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이 있다는 말과 주방을 쓸 수 있다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워싱턴에서 올랜도로 내려와 처음 숙소 문을 열던 순간, 저는 그 차이를 아주 생생하게 배웠습니다. 냄비도 없고, 프라이팬도 없고, 식기 하나 없는 텅 빈 주방을 앞에 두고 서 있을 때의 그 허탈함. 설렘 가득한 올랜도 첫날 밤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워싱턴에서 올랜도까지, 시간과의 싸움워싱턴 D.C.를 떠나는 날, 사실 일정 자체가 아슬아슬했습니다. 오후 5시 5분 비행기인데 내비게이션 도착 예정 시간이 오후 1시 57분. 렌터카 반납하고 셔틀 타고 체크인까지 마치려면 여유가 거의 없었습니다. 주변 도로가 예상보다 훨씬 막혔고, 4킬로미터를 앞에 두고 13분 이상을 기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직접 겪어보니 맨해튼 외곽 구간은 시내보다 오히려 정체..
솔직히 저는 자킨토스가 이렇게 불편한 섬일 줄 몰랐습니다.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이 난파선 앞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만 머릿속에 가득했는데, 막상 섬에 발을 디디고 나서 맞닥뜨린 현실은 낭만보다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선택들이 옳았는지 지금도 판단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뚜벅이가 무너지는 섬: 자킨토스의 교통 인프라 현실자킨토스 섬은 대중교통이 사실상 기능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노선버스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배차 간격(운행 시간 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길어서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이동 수단으로는 현실적으로 쓸 수 없습니다. 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려면 렌터카, 스쿠터, ATV(사륜 오토바이) 중 하나를 반드시 빌려야 합니다.여기서 ATV란 네 바퀴가 달린 소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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