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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현 야에야마 제도에 위치한 ANA 인터컨티넨탈 이시가키 리조트에는 총 458개 객실이 네 개의 건물에 나뉘어 있습니다. 처음 이 숫자를 듣고 솔직히 '이 중에서 어떤 방을 골라야 하지?' 하는 막막함이 먼저 들었습니다. 지난 1년간 두 번을 직접 다녀오면서 깨달은 건, 건물 선택이 곧 여행의 퀄리티를 좌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ANA 인터컨티넨탈 이시가키

네 개 건물, 직접 비교해 보니 달랐습니다

리조트 정문을 지나면 오션 윙, 베이 윙, 코랄 윙, 클럽 윙이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서 있습니다. 저는 첫 번째 방문에서 베이 윙 프리미엄 오션뷰 객실에, 두 번째 방문에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코랄 윙 트윈 벙크베드 객실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리조트라도 두 번의 경험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베이 윙 로비에 들어서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완벽한 좌우 대칭 구조에 천장고가 높은 아이보리 인테리어, 그 너머로 보이는 파란 수영장. 객실은 43제곱미터로, 호텔 업계에서 말하는 스탠다드 룸 기준인 25~35제곱미터를 넘는 크기입니다. 여기서 스탠다드 룸 기준이란 5성급 호텔 협회가 제시하는 최소 객실 면적 기준을 의미하는데, 베이 윙은 이를 넉넉히 상회하는 공간감을 제공합니다. 세면대를 가운데 두고 욕조·샤워부스가 있는 욕실과 침실이 나란히 배치된 오픈형 레이아웃 덕분에 실제보다 훨씬 넓게 느껴졌습니다.

반면 코랄 윙은 2023년 7월 리노베이션을 마친 건물로, 저는 처음에 '리노베이션이 얼마나 체감될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들어가 보니 예상 밖이었습니다. 50제곱미터 객실에 투 벙크베드(2층 침대 두 개) 구성으로 성인 4인이 각자 독립된 침대를 쓸 수 있었고, 바닥이 마루와 다다미 소재여서 카펫 먼지 걱정 없이 부모님께서 편하게 지내실 수 있었습니다. 다다미란 볏짚을 압축해 만든 일본 전통 바닥재로, 항균성과 습도 조절 기능이 있어 알레르기 반응에 취약한 분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세면대가 입구 쪽에 따로 있고, 욕실과 화장실이 각각 분리된 구조라 최대 세 명이 동시에 아침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가족 여행에서는 꽤 큰 장점이었습니다.

건물별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오션 윙: 메인 로비와 가장 가깝고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합리적. 세월의 흔적이 있지만 청결도는 양호
  • 베이 윙: 2020년 오픈, 모던한 인테리어와 전용 수영장 보유. 커플·호캉스 여행객에게 적합
  • 코랄 윙: 2023년 리노베이션 완료, 넓은 객실과 다다미 바닥. 가족 여행객에게 최적화
  • 클럽 윙: 건물 전체가 클럽 라운지 혜택 객실로 구성. 프라이빗한 경험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

수영장과 마에사토 비치, 실제로 어땠나

수영장은 오션 윙에 실내외 각 1개씩, 베이 윙에 전용 수영장이 있습니다. 오션 윙 수영장은 워터 슬라이드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라면 이쪽이 더 활용도가 높습니다. 반면 베이 윙 수영장은 베이 윙과 클럽 윙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풀로, 길이가 상당해서 혼잡하지 않게 수영할 수 있는 점이 제 경험상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선베드와 카바나 배치도 여유로워서 오전 내내 책 한 권 들고 늘어지게 앉아 있었습니다.

마에사토 비치는 오키나와 리조트 비치 중에서도 파도가 잔잔한 편에 속합니다. 오키나와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야에야마 제도의 평균 파고는 본섬 대비 낮아 해수욕과 해양 스포츠 모두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출처: 일본 기상청). 덕분에 패들보드나 카약 같은 스탠드업 액티비티를 처음 해보는 분들도 크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패들보드란 서핑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 이동하는 수상 스포츠로, 밸런스 감각과 코어 근육 강화에도 효과적입니다.

한 가지 반드시 챙겨야 할 게 있습니다. 비치에는 굵은 모래와 바위가 섞여 있어 아쿠아 슈즈 없이는 발바닥이 상당히 불편합니다. 제가 첫 번째 방문 때 맨발로 들어갔다가 발이 긁혀서 결국 렌탈 하우스에서 슈즈를 빌렸는데, 차라리 처음부터 챙겨오는 게 경제적입니다. 참고로 투숙객에게는 파라솔과 선베드가 무료로 제공되고, 스노클링 장비 포함 각종 해양 스포츠 장비는 유료 대여가 가능합니다.

조식 선택이 의외로 중요한 이유

리조트 조식은 세 곳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션뷰 뷔페 선코스트, 일식 정찬 레스토랑 야에야마, 베이 윙 뷔페 살티다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오션 윙·코랄 윙 투숙객이 조식 포함으로 예약하면 선코스트 또는 야에야마만 이용 가능하고, 살티다는 선택지에서 빠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살티다를 경험하고 싶다면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한 뒤 현장에서 직접 이용하는 방법이 유일합니다. 살티다는 오키나와 현지 식재료 중심의 뷔페로, 해조류·고야·오키나와 소바를 포함한 구성이 다른 뷔페보다 훨씬 현지 느낌에 가깝습니다. 특히 이시가키 산 파파야는 제가 먹어본 파파야 중에 가장 달았는데, 이게 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동이 나버립니다. 식당 문 열리는 시간에 맞춰 서두르는 게 팁입니다.

야에야마는 테판야키(철판구이) 방식이 아닌 정갈한 세트 형식으로 나오는 일식 조식입니다. 여기서 정찬이란 코스 요리 형식으로 순서에 맞춰 음식이 제공되는 방식을 말하는데, 뷔페처럼 많이 먹기보다 제대로 된 한 끼를 원하는 날에 더 어울리는 선택입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오키나와 전통 식문화는 류큐 왕국 시대부터 이어진 독자적인 식재료 조합을 특징으로 하며, 야에야마 지역 식재료는 본섬과도 구별되는 고유성을 지닌다고 합니다(출처: 일본 관광청).

두 번의 방문을 마치고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ANA 인터컨티넨탈 이시가키는 건물 하나를 잘못 고른다고 해서 여행이 망하는 곳은 아니지만, 맞게 고른 건물 하나가 여행의 밀도를 확실히 높여 주는 리조트입니다. 합리적인 예산으로 오션 윙을, 고급스러운 휴식을 원하면 베이 윙이나 클럽 윙을, 가족과 함께라면 코랄 윙을 택하면 후회할 일이 거의 없을 겁니다. 이시가키 여행을 준비 중이시라면 건물 선택과 조식 예약 방식 두 가지만 미리 확인하고 예약 버튼을 누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aNRKjHUPSA&list=PLZFrmIhUHXj-vM6k-NU9Z5UYboC-7qxyK&inde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