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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홋카이도에 도착했을 때, 저는 '음식이야 어디서 먹든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여행을 몇 번 해봤으니까요. 그 생각이 완전히 박살난 건 첫 끼 스프카레 한 숟가락을 넘기는 순간이었습니다. 북태평양과 오호츠크해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해산물은 풍요롭고, 드넓은 목초지에서 나오는 육류와 유제품의 질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 글은 제가 삿포로, 오타루, 아사히카와를 직접 돌아다니며 확인한 맛집 정보를 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명한 곳이 최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홋카이도 스프카레 하면 많은 분들이 가라쿠를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다녀온 스프카레 킹 센트럴은 웨이팅이 훨씬 짧으면서도 맛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스프카레(Soup Curry)란 일반 카레처럼 점성이 있는 소스 형태가 아니라, 국물이 맑고 묽은 국물 요리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쉽게 말해 카레 향이 입혀진 진한 국물 요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두 번 방문해서 3단계와 4단계 맵기를 각각 시켜봤는데, 3단계는 신라면 정도의 칼칼함이었고 4단계는 콧물을 닦아가며 먹었습니다. 스프카레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건더기를 먼저 굽거나 튀긴 뒤 국물을 붓는 조리 방식인데, 이를 '선처리 조리법'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선처리 조리법이란 재료 본연의 형태와 풍미를 살리기 위해 국물에 함께 끓이지 않고 별도로 가열한 뒤 서빙 직전에 합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덕분에 야채가 불맛도 살아있고 흐물거리지 않아서 식감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삿포로 야키니쿠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야키니쿠 집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유명세를 보고 가게 되는데, 제 경험상 구글맵 평점을 꼼꼼히 확인하는 쪽이 훨씬 정확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숯불 직화 방식으로 고기를 굽는 곳이었는데, 숯불 직화란 가스 불이 아닌 참숯의 복사열로 고기를 익히는 방식으로, 연기와 함께 독특한 훈향(연기 향)이 고기에 배어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호르몬(내장 부위)과 우설(소혀)까지 함께 시켰는데,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한 접시의 양이 적으니 처음부터 여러 접시를 한꺼번에 주문하는 게 흐름이 끊기지 않는 요령입니다. 핫페퍼(일본 식당 예약 앱)로 미리 예약하고 가시길 권합니다.
홋카이도 맛집을 공략할 때 알아두면 좋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스프카레는 유명 가게 대신 웨이팅이 짧은 차선책을 찾으면 만족도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 야키니쿠는 한 접시 양이 적으므로 처음부터 다양하게 여러 접시를 주문하세요
- 인기 식당은 핫페퍼(Hot Pepper)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 카드 결제가 안 되는 노포 맛집이 많으니 현금을 넉넉히 준비하세요
- 공공장소에서의 무단 충전은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실제로 일본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홋카이도는 일본 전체 식재료 생산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최대 농수산 산지입니다(출처: 일본관광청). 재료 자체가 다르니 평범해 보이는 식당도 맛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제가 직접 여러 곳을 다녀본 결론입니다.
스시의 성지 오타루, 그리고 양고기의 신세계 아사히카와
오타루는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배경이 된 도시로, 스시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곳입니다. 저는 미슐랭 2스타 오마카세 '쿠키젠' 바로 옆에 위치한 핫타즈시를 선택했는데, 구글 평점이 미슐랭 2스타 가게보다 더 높다는 점이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주방장 특선 12피스를 시켰고, 오도로(참다랑어 뱃살 중에서도 가장 기름진 최고급 부위)부터 광어, 관자, 전복, 성게, 연어알까지 구성이 다채로웠습니다. 여기서 오도로란 참치의 배 부위 중에서도 지방이 가장 풍부한 부분으로, 입에 넣으면 녹아드는 듯한 식감이 특징인 스시 최고급 재료를 가리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생선의 숙성도였습니다. 숙성(에이징)이란 재료를 일정 온도와 습도 조건에서 일정 기간 보관하여 효소 작용으로 감칠맛 성분인 이노신산과 글루탐산이 증가하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숙성이 잘 된 스시는 날생선의 비린 맛 대신 깊고 단단한 풍미가 느껴지는데, 핫타즈시가 딱 그랬습니다.
오타루 장외시장(조가이 이치바)도 방문했는데, 솔직히 카이센동은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성게와 연어알의 신선도가 크게 와닿지 않았고, 대게살도 온도가 낮아 맛이 밋밋했습니다. 반면 연어 볼살 부위가 포함된 연어구이 정식은 양도 많고 굽기가 완벽해서 가성비가 훨씬 좋았습니다. 카이센동에 쓸 예산을 아껴서 제대로 된 스시집을 한 번 더 가는 게 낫겠다는 게 제 솔직한 판단입니다.
아사히카와에서는 징기스칸 전문점 다이코쿠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징기스칸이란 양고기를 특수 돔 형태의 철판 위에 구워 먹는 홋카이도 고유의 바비큐 요리로, 철판 중앙에 고기를 올리고 주변으로 채소가 흘러내리며 함께 익히는 조리 방식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양고기는 누린내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다이코쿠야의 양고기는 냄새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양 혀는 저와 동행한 남편 둘 다 첫 한 점에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쫄깃하면서 탱탱하고, 질기지 않은 그 식감은 한국에서 먹어본 어떤 양고기와도 달랐습니다. 안심과 엉덩이살도 부드러웠고, 샐러드와 하이볼, 고구마 소주를 곁들이니 느끼함 없이 끝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홋카이도 음식의 우수성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홋카이도 지역의 농업 생산액은 연간 약 1조 2,000억 엔 규모로, 일본 전체 도도부현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출처: 홋카이도청). 목초지가 넓고 기후가 서늘해 가축 스트레스가 적으니 육류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고, 그 차이가 직접 먹어보면 분명히 느껴집니다.
홋카이도 미식 여행은 유명 맛집을 쫓는 것보다 지역마다 뿌리 깊은 식재료와 조리 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할 때 훨씬 만족스럽습니다. 스프카레는 웨이팅보다 맵기 선택에 집중하고, 오타루에서는 카이센동보다 스시에 투자하고, 아사히카와에서는 다이코쿠야의 양 혀를 꼭 한 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재료가 좋은 땅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여행의 반은 성공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1AyMG3E0rI8&list=PLZFrmIhUHXj-OqcXav0iGntoUtJIsu5cx&inde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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