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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케언즈에서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에 빠지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 케언즈를 준비할 때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시내 관광지가 많지 않다는 말에 며칠이나 머물러야 할지 감이 안 잡혔거든요. 하지만 직접 다녀온 지금은 확신합니다. 케언즈는 도시 구경이 아니라 자연 액티비티를 즐기는 곳이라는 걸 말이죠. 공항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바다 냄새 섞인 공기, 그게 바로 케언즈입니다.
케언즈만의 특별한 매력,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케언즈를 찾는 여행자 대부분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를 목적지로 삼습니다. 여기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군락 제대로, 2,300km에 걸쳐 펼쳐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입니다. 쉽게 말해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생태계인 셈이죠.
저는 케언즈 시내에서 배로 45분 거리에 있는 피츠로이섬(Fitzroy Island)을 선택했습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체험할 수 있는 투어가 100가지가 넘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선택 장애가 왔거든요. 하지만 피츠로이섬은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고 식당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초보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물의 투명도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사진으로는 절대 전달이 안 되는 감동이었어요. 물속에 들어가면 거리 감각이 사라질 정도로 맑았거든요.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가이드 레미를 따라 들어간 바닷속은 그야말로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호주 해양보존협회(Australian Marine Conservation Society)에 따르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1,500종 이상의 물고기와 400종 이상의 산호가 서식하는 곳입니다(출처: AMCS). 실제로 30분 동안 물속을 들여다보는 내내 다양한 열대어와 산호를 관찰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쓰레기를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피츠로이섬에는 특이하게도 거북이 병원(Turtle Rehabilitation Centre)이 있습니다. 여기서 거북이 생존율에 대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부화한 거북이 1,000마리 중 단 1마리만이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개체들도 인간이 버린 낚시 그물이나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위협받고 있었죠. 관람의 마지막 코너에서 본 안내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나나 껍질은 자연 분해에 4주, 플라스틱 포크는 1,000년, 유리병은 무려 100만 년이 걸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열대우림 속 체험, 쿠란다와 열기구 투어
케른즈는 산호초만큼이나 열대우림(Tropical Rainforest)으로도 유명합니다. 여기서 열대우림이란 연평균 기온 18도 이상, 연강수량 2,000mm 이상인 지역에 형성되는 밀림 생태계를 말합니다. 케언즈 인근의 쿠란다(Kuranda)는 이런 열대우림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마을입니다.
쿠란다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스카이레일 케이블카(Skyrail Rainforest Cableway)를 타고 열대우림 위를 가로지르거나, 쿠란다 관광열차(Kuranda Scenic Railway)를 타고 협곡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죠. 호주 퀸즐랜드주 관광청(Tourism and Events Queensland)에 따르면 쿠란다의 열대우림은 1억 3,000만 년 전부터 존재해 온 태곳적 자연 그대로라고 합니다(출처: TEQ). 특히 비 오는 날 방문하면 수증기로 형성된 안개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쿠란다 대신 열기구 투어를 선택했습니다. 새벽 3시 20분에 픽업 버스에 올라탔는데, 온도가 벌써 25도였어요. 이동하는 내내 '이 시간에 이렇게 더운데 낮에는 얼마나 더울까'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기구는 높이 35m, 너비 21m 크기로 최대 24명까지 탑승 가능한 대형이었습니다. 암흑 속에서 불기둥만 보이는 상황이 처음엔 좀 무서웠는데, 막상 이륙하니 주변이 고요해지면서 신비로운 분위기가 됐습니다. 최대 해발 810m까지 올라갔을 때 보이는 풍경은 정말 일생일대의 경험이었어요. 지상 가까이에서는 야생 왈라비(Wallaby)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왈라비란 캥거루과에 속하지만 캥거루보다 작은 유대류 동물을 뜻합니다.
착륙 후에는 탑승객 전원이 함께 열기구를 접는 체험을 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예상 밖으로 재미있었어요. 10명씩 늘어서서 풍선을 주머니에 차곡차곡 넣는 과정이 마치 단체 게임 같았거든요.
시민을 위한 공간, 라군에서의 여유
케언즈 시내 중심에는 라군(Lagoon)이라는 인공 수영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라군이란 바다와 인접한 곳에 조성된 인공 해수욕장 형태의 공공 수영장을 의미합니다. 케언즈 앞바다는 해파리와 조류 때문에 수영하기 적합하지 않아서, 시가 시민과 관광객을 위해 무료로 개방한 공간이죠.
저희가 방문한 날은 평일 오후였는데도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무료 바비큐 그릴도 있어서 가족 단위로 와서 식사까지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라군에서 진행되는 줌바 댄스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인명구조요원까지 앉은 자리에서 몸을 들썩이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이곳 사람들의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라군에서 도보 1분 거리에는 러스티스 마켓(Rusty's Markets)이라는 야시장이 있습니다. 케언즈 시의회(Cairns Regional Council)가 운영하는 이 시장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며, 신선한 열대 과일과 현지 농산물을 판매합니다(출처: Cairns Council). 저는 여기서 다음 날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가기 위해 반바지를 하나 샀는데, 우리 돈으로 약 9,000원이었습니다. 실내는 선풍기와 에어컨이 가동돼서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었어요.
케언즈의 시간은 정말 거꾸로 가는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로 15분, 주요 관광지가 모두 근거리에 모여 있어 짧은 시간에도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에요. 제가 직접 다녀본 결과 3박 4일이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열대우림, 시내 주요 명소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케언즈는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액티비티를 즐기고 해변 앞에서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입니다. 고층 빌딩 대신 야자수와 마리나가 중심을 이루는 이 작은 휴양도시에서, 마음과 몸의 긴장을 풀고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 것. 그게 바로 케언즈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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