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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울룰루 사진

호주 중부 사막 한가운데 있는 울룰루를 간다고 하면 주변에서 "거기 뭐 볼 게 있어?"라는 반응이 꽤 나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큰 바위 하나 보러 가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일출과 일몰 때 빛에 따라 변하는 바위 색깔이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관이었습니다. 다만 이곳은 워낙 외진 사막 지역이라 숙소, 투어, 날씨 준비를 제대로 안 하면 여행 내내 당황하기 쉽습니다. 특히 낮과 밤 기온 차가 심해서 옷 챙기는 것부터 신경 써야 하고, 식사와 기름값이 도시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미리 알고 가는 게 중요합니다.

울룰루 숙소,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울룰루 여행을 계획하면 에어즈락 리조트라는 이름을 듣게 되는데, 이곳은 한 마을 전체가 보야지스(Voyages)라는 기업이 만든 리조트 단지입니다. 쉽게 말해 울룰루 관광을 위해 사막 한가운데 인위적으로 조성한 마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보야지스란 호주 원주민 토지 및 해양 공사(ILSC)의 자회사로, 원주민 땅을 관리하고 관광 수익을 원주민 교육과 고용에 재투자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출처: 호주 원주민 토지 공사). 그래서 숙박비가 다른 호주 도시보다 비싼 편이지만, 그 돈이 특정 개인 사업자가 아닌 원주민 공동체로 돌아간다는 점은 알아둘 만합니다.

 

에어즈락 리조트에는 네 개의 호텔과 캠핑장이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 더 로스트 카멜(The Lost Camel)이라는 3성급 호텔에 묵었는데, 가격 대비 괜찮았습니다. 이 호텔은 타운스퀘어라는 중앙 광장과 바로 붙어 있어서 마트, 카페, 레스토랑을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다만 객실 자체는 화려하지 않고 기본적인 시설만 갖춰져 있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원하시면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원하신다면 데저트 가든 호텔(Desert Gardens Hotel)을 추천합니다. 4.5성급이고 호텔 내 레스토랑인 아일라타(Ilkari)나 안굴리(Angkerle)가 인테리어도 예쁘고 음식도 무난합니다. 저도 직원 할인 받을 때 몇 번 가봤는데, 호주 일반 외식 가격 수준이라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가족 단위로 오시면 이무 아파트먼트(Emu Walk Apartments)가 좋습니다. 객실 안에 주방, 세탁기, 건조기가 다 있어서 식재료를 사다가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거든요. 장기 체류나 자녀와 함께 여행할 때 실용적입니다.

 

반대로 배낭여행객이나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웃백 호텔(Outback Pioneer Hotel)입니다. 여기는 다인실 도미토리도 있고 매일 저녁 라이브 음악 공연이 있어서 분위기가 활기차고 자유로운 편입니다. 숙소 선택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저렴하고 편의시설 접근성 중시: 더 로스트 카멜
  •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 데저트 가든 호텔
  • 가족 단위, 장기 체류: 이무 아파트먼트
  • 배낭여행, 사교 분위기: 아웃백 호텔

숙소마다 수영장은 투숙객만 이용 가능하지만, 각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과 카페는 투숙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세일즈 인 더 데저트(Sails in the Desert) 5성급 호텔의 일카리 레스토랑 뷔페도 가봤는데, 1인 99달러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특별한 날 방문하기 좋았습니다.

투어 예약과 날씨 준비, 실전 팁

울룰루는 단순히 바위만 보고 오는 곳이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곳의 진짜 매력은 일출과 일몰 때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바위 색깔과, 원주민 문화 해설을 들으며 바위 주변을 걷는 트레일 코스에 있습니다. 그래서 투어를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여행 만족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에어즈락 리조트가 직접 운영하는 투어도 있고, 민간 투어 회사 상품도 있는데 저는 둘 다 경험해봤습니다.

 

먼저 리조트 직영 투어 중에서는 '필드 오브 라이트(Field of Light)'가 유명합니다. 울룰루 앞 사막에 5만여 개의 LED 조명을 설치해 놓고 밤에 감상하는 투어인데, 인공 조명이라는 게 좀 아쉽지만 사진 찍기에는 좋습니다. 또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Sounds of Silence)'는 야외에서 만찬을 즐기고 모든 조명을 끈 상태에서 밤하늘을 보는 투어입니다. 여기서 사일런스(Silence)란 '정적, 침묵'을 뜻하는데, 이 투어는 식사 후 조명을 모두 끄고 사막의 고요함 속에서 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 투어가 가격 대비 조금 과하다고 느꼈는데, 특별한 날 기념하려는 분들에게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민간 투어 중에서는 헬리콥터 투어, 낙타 투어, 세그웨이 투어 등이 있습니다. 저는 낙타 투어를 해봤는데, 일몰 때 낙타를 타고 울룰루를 바라보는 경험이 꽤 색다르긴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 울룰루에서 50km 떨어진 카타츄타(Kata Tjuta)는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카타츄타는 '많은 머리들'이라는 뜻의 원주민 언어로, 36개의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모여 있는 독특한 지형입니다. 여기서 밸리 오브 더 윈즈(Valley of the Winds)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 울룰루보다 훨씬 더 와일드하고 웅장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실제로 걸어봤는데 경사가 제법 있지만, 오르면서 보이는 풍경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았습니다.

 

투어를 예약할 때는 온라인으로 미리 하는 게 좋습니다. 현지 타운스퀘어 광장에 투어 안내 센터가 있긴 하지만, 성수기에는 자리가 금방 차기 때문입니다. 또 울룰루 카타츄타 국립공원 입장권은 별도로 구매해야 하니 미리 확인하세요. 렌터카를 빌려서 직접 다니는 것도 가능한데, 교대로 운전할 동행이 있다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서 추천합니다. 리조트 내에는 무료 셔틀 버스도 운영하는데,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행하니까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날씨 준비도 정말 중요합니다. 울룰루는 사막기후(Desert Climate)라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합니다. 여기서 사막기후란 연중 강수량이 매우 적고 일교차가 큰 기후를 말하는데, 실제로 한낮에는 40도 가까이 올라가고 밤에는 10도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출처: 호주 기상청). 저는 이걸 몰랐다가 첫날 밤에 추워서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낮에는 반팔을 입되, 아침 저녁으로 걸칠 수 있는 얇은 긴팔이나 바람막이를 꼭 챙기셔야 합니다. 또 한낮 햇빛이 정말 강하니까 선크림, 모자, 선글라스는 필수입니다. 저는 팔이 타는 게 싫어서 얇은 긴팔을 입고 다녔는데, 그게 오히려 피부 보호에 도움이 됐습니다.

 

사람들이 울룰루를 찾는 이유는 인공적인 볼거리가 아니라 자연 그 자체가 주는 압도적인 풍경 때문입니다. 일출과 일몰에 따라 변하는 바위 색깔, 바위 아래를 한 바퀴 도는 트레일 코스를 걸으며 느끼는 고요함, 원주민의 신성한 땅을 존중하는 태도 이 모든 게 어우러져 많은 여행객들이 인생 최고의 여행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울룰루를 떠나면서 "다시 와야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숙소와 투어를 미리 잘 준비하고, 날씨 대응만 제대로 하신다면 울룰루 여행은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HrXFHH7gG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