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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본섬은 끝에서 끝까지 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긴 섬입니다. 제주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지만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숙소 위치를 잘못 잡으면 하루 일정의 절반을 이동으로 날릴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북부 끝 세소코 비치에서 남부 우미카지 테라스까지 왕복 6시간을 운전했던 날, 정작 여행다운 여행은 2시간밖에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렌터카로 북부부터 남부까지 누비며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오키나와 본섬을 효율적으로 즐기는 동선 짜기와 지역별 핵심 명소를 정리했습니다.


북부 지역: 오키나와 블루의 정수를 만나다
오키나와 북부는 온나손(恩納村), 모토부 반도(本部半島), 얀바루(やんばる) 세 구역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얀바루란 '산과 숲이 우거진 지역'을 뜻하는 오키나와 방언으로, 실제로 이 지역 대부분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반 여행객들은 주로 온나손과 모토부 반도를 중심으로 일정을 짭니다.
저는 북부에서 세소코 비치를 가장 먼저 추천합니다. 제가 2월 흐린 날씨에 방문했는데도 바닷물 색깔이 에메랄드빛으로 빛났습니다. 해변이 넓고 백사장이 고운 데다가, 장비 대여소와 샤워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여름 성수기라면 반나절은 충분히 머물 만한 곳입니다. 세소코 섬은 작은 섬이라 마트가 없는데, 섬으로 들어가는 대교 옆에 '빅 익스프레스'라는 대형 마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간단한 식료품과 도시락을 구매하고 들어가면 훨씬 편리합니다.
모토부 반도의 대표 명소는 추라우미 수족관(美ら海水族館)입니다. 여기서 '추라우미'는 '아름다운 바다'라는 뜻의 오키나와 방언입니다. 이곳은 일본 최대 규모의 수족관으로, 7,500㎥ 용량의 대형 수조인 '구로시오의 바다'에서 고래상어와 만타가오리가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수조 앞에서 30분 넘게 멍하니 서 있었는데, 고래상어가 천천히 지나갈 때마다 관람객들이 일제히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수족관 야외 공연장에서는 돌고래 쇼가 진행되는데, 이 공연장은 입장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니 시간만 확인하고 들르셔도 좋습니다(출처: 추라우미 수족관 공식 홈페이지).
코우리 섬으로 넘어가는 코우리 대교(古宇利大橋)는 그 자체가 드라이브 명소입니다. 다리 길이가 약 2km인데, 다리를 건너는 동안 양옆으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정말 비현실적입니다. 코우리 비치는 해변 자체는 좁지만 백사장이 고운 편이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어서 여름 해수욕하기에 적당합니다. 코우리 오션 타워에 올라가면 360도 파노라마 오션뷰를 감상할 수 있는데, 날씨와 시야가 맑은 날 방문하시길 권장합니다.
중부 지역: 트렌디한 쇼핑과 절경의 조화
오키나와 중부는 요미탄(読谷村) 반도를 중심으로 상업 시설과 문화 시설이 밀집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메리칸 빌리지입니다. 이곳은 미군 기지 반환 부지에 조성된 복합 쇼핑몰로, 미국 서부 해안 스타일의 건물들과 대형 관람차가 랜드마크입니다. 쇼핑 목적이라면 솔직히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저녁에 조명이 켜지면 분위기가 확 살아나서 밤 산책 코스로는 괜찮았습니다.
중부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잔파곶(残波岬)입니다. 잔파곶은 해안선이 바다 쪽으로 돌출된 곶(岬) 지형으로, 이러한 지형적 특성 덕분에 180도 이상의 넓은 바다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검은 현무암 절벽과 하얀 파도가 부딪히는 모습, 그리고 수평선까지 펼쳐진 코발트블루 바다의 조화는 오키나와 본섬에서 본 경치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잔파 근처에는 잔파 비치도 있는데, 주차장이 무료이고 각종 해양 장비 대여가 가능해서 해수욕장으로 적합합니다.
잔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호시노 리조트 반타 카페가 있습니다. 호시노는 일본 전역에 료칸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대형 호스피탈리티 기업으로, 이곳 반타 카페는 오키나와야 리조트에 딸린 카페입니다. 커피 맛은 솔직히 평범했지만,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동중국해 전망과 오키나와 전통 건축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축물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아래층 좌식 가제보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정말 여유로웠습니다.
중부의 대표 해양 액티비티로는 푸른 동굴(青の洞窟) 스노클링이 있습니다. 푸른 동굴은 진사 지역(真栄田岬)에 위치한 해식 동굴로, 동굴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이 바닷물에 반사되어 푸른 빛을 띠는 현상이 유명합니다. 저는 날씨 문제로 다녀오지 못했지만, 물고기 떼도 많고 수중 시야도 좋다고 하니 해양 스포츠를 좋아하신다면 꼭 예약하시길 바랍니다(출처: 오키나와 관광협회).
남부 지역: 공항 근처 쇼핑과 식도락의 중심지
오키나와 남부는 나하(那覇) 시내를 중심으로 상업 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공항과 가까워서 여행 첫날이나 마지막 날 일정을 배치하기 좋은 지역입니다. 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우미카지 테라스(瀬長島ウミカジテラス)입니다. 이곳은 지중해 스타일의 하얀 건물들이 언덕을 따라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시각적으로 산토리니 같은 느낌을 줍니다.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고, 나하 공항 이착륙 비행기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만 우미카지 테라스는 완전히 관광지 물가입니다. 저는 '타코스 필리 킹 롤스'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맛은 괜찮았지만 가격이 2,000엔 가까이 나왔고, 식사 시간대에는 자리 눈치 싸움도 치열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기는 하지만, 식사 목적이라면 굳이 여기서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제 솔직한 의견입니다.
국제거리(国際通り)는 나하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약 1.6km 길이의 상점가입니다. 이곳에는 돈키호테를 비롯한 기념품 가게, 스테이크 전문점, 카페, 술집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오키나와에 스테이크 집이 많은 이유는 과거 미군 주둔의 영향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뜨거운 철판 위에 스테이크가 지글지글 끓는 상태로 서빙됩니다. 저는 국제거리에서 큰 기대 없이 들어간 '규아 스테이크(牛屋ステーキ)'에서 식사했는데, 옛날 미국 펍 분위기에 스테이크는 무난했고 타코 라이스도 제법 괜찮았습니다.
남부에는 이 외에도 슈리성(首里城), 오키나와 월드(おきなわワールド) 같은 역사·문화 체험 시설도 있습니다. 슈리성은 류큐 왕국(琉球王国) 시절의 왕궁으로, 2019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여기서 류큐 왕국이란 1429년부터 1879년까지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존재했던 독립 왕국을 의미합니다. 역사에 관심 있으시다면 일정에 넣어보셔도 좋습니다.
오키나와 렌터카 여행 필수 팁
오키나와는 대중교통이 매우 불편합니다. 나하 시내에만 모노레일(유이레일)이 있을 뿐, 북부나 중부로 가려면 사실상 렌터카가 필수입니다. 저는 나하 공항에서 렌터카를 픽업해서 5일간 약 600km를 운전했는데, 일본은 운전석이 반대이지만 오키나와는 도로가 한적한 편이라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렌터카 예약 시 꼭 확인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ETC 카드 신청: 고속도로 통행료가 상당히 나오므로, 일본의 하이패스 격인 ETC 카드를 렌터카 예약 시 함께 신청하세요. 현금 결제 대비 약 30% 할인됩니다.
- 네비게이션 설정: 일본 네비게이션은 주소보다 '맵코드(MapCode)'라는 숫자 코드로 검색하는 게 훨씬 정확합니다. 구글 지도에서 장소를 검색한 뒤 '맵코드 검색' 사이트에서 좌표를 변환하면 됩니다.
- 보험 가입: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면책보험(CDW)과 대인·대물 무제한 보험은 필수로 가입하시길 권장합니다.
날씨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오키나와는 아열대 기후라 자외선이 매우 강합니다. 저는 2월 겨울에 방문했는데도 1시간 스노클링 후 팔과 목덜미가 벌겋게 탔습니다. SPF50 이상 선크림을 2시간마다 덧바르고, 래쉬가드와 선글라스는 필수로 챙기세요. 비가 오면 바다 색깔이 탁해지므로, 날씨 앱을 수시로 확인하며 실내 일정(추라우미 수족관, 이온몰 쇼핑 등)으로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오키나와 본섬은 면적이 넓고 볼거리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숙소를 한 곳에만 잡으면 이동 시간이 너무 길어집니다. 저는 3박 4일 일정에 북부 1박, 중부 2박으로 숙소를 나눠 잡았고, 덕분에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북부에서는 세소코 비치나 추라우미 수족관 근처, 중부에서는 아메리칸 빌리지나 잔파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동선이 효율적입니다. 오키나와는 바다와 드라이브, 그리고 여유를 즐기러 가는 곳입니다. 빡빡한 일정보다는 하루에 2~3개 정도 핵심 명소만 정하고, 나머지 시간은 바다를 보며 느긋하게 보내는 게 이곳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gG_10sXeyc&list=PLZFrmIhUHXj-vM6k-NU9Z5UYboC-7qxyK&inde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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