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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탑승 시간 단 20분, 비용은 수십만 원. 이 숫자만 보면 망설이게 되는데 막상 올라가는 순간 그 계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도 처음엔 "굳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발밑에 깔리는 순간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헬기 투어 예약부터 본다이·브론테 비치까지, 제가 직접 겪은 동선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시드니 헬기 투어

헬기장까지 어떻게 가나요 — 접근법부터 잡아야 합니다

시드니 헬기 투어를 검색하다 보면 대부분 예약 방법이나 가격만 나옵니다. 정작 가장 골치 아픈 건 "거기까지 어떻게 가느냐"인데, 이 부분을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당일 아침부터 허둥대게 됩니다.

헬기 투어 이착륙장은 시드니 공항(Sydney Airport)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구역에 대중교통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에서 내려도 인도조차 없는 길을 30분 이상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려고 주변을 살펴봤는데, 차도와 공항 시설 사이에 보행자 동선이 아예 없다는 걸 현장에서야 파악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픽업 서비스(Pickup Service)입니다. 픽업 서비스란 투어 업체가 지정된 시내 픽업 포인트에서 탑승객을 직접 차로 데려다주는 이동 지원 시스템입니다. 대부분의 헬기 투어 업체가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내 주요 지점에서 탑승 후 현지 스태프와 합류해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미리 확인하고 지정 픽업 장소 근처의 슈퍼마켓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뒤 대기했습니다.

픽업 이용 시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픽업 포인트는 업체마다 다르므로 예약 확인 메일에서 정확한 주소를 미리 저장해 두세요.
  • 지정 시간보다 10분 이상 먼저 나가 대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차가 들어왔다가 빠르게 나가는 구조라 타이밍을 놓치면 낭패입니다.
  • 투어 종료 후 귀환도 픽업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귀환 픽업 여부도 미리 확인하세요. 저는 현장 스태프에게 "돌아갈 수 있냐"고 물었다가 "다른 탑승객 픽업할 때 같이 타고 가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이 부분을 미리 물어보지 않았다면 꽤 당황했을 겁니다.

호주 관광청(Tourism Australia)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 헬기 투어는 연간 수만 명이 이용하는 주요 어트랙션 중 하나로, 시드니 하버 일대의 항공 관광 상품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출처: Tourism Australia).

20분의 항공 시계 — 해안 트레킹으로는 볼 수 없는 각도

드디어 탑승. 헬기 탑승 전 기념사진을 찍고, 스태프가 직접 안전벨트를 확인해 줍니다. 탑승객 구성은 그날그날 다르지만, 제가 탔을 때는 홍콩에서 온 여행객과 함께였습니다. 일반 투어와 단독 프라이빗 투어(Private Tour)로 나뉘는데, 프라이빗 투어란 헬기 한 대를 단독으로 대절하는 방식으로 일행끼리만 탑승하는 프리미엄 옵션입니다. 가격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라면 일반 투어로도 충분합니다.

이착륙 시 느껴지는 진동감과 부양감은 일반 비행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로터(Rotor), 즉 헬기의 회전 날개가 만들어내는 수직 상승 기류 때문에 기체 전체가 일정하게 진동합니다. 저는 비교적 괜찮았는데, 동승자 중 멀미 기운이 있는 분은 상당히 힘들어 보였습니다. 고소공포증(Acrophobia)이 있거나 진동에 예민한 분들은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하셔야 합니다. 고소공포증이란 높은 곳에서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증상으로, 헬기 내부의 넓은 창문과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조가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하늘 위에서 보는 본다이 비치는 그냥 "예쁜 해변"이 아니었습니다. 해안선의 곡률과 바다색의 그라데이션이 지도처럼 펼쳐지는데, 걸어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시각 정보였습니다.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같은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순간은 딱 한 번뿐이라 카메라를 어디에 대야 할지 몰라 잠깐 패닉 상태가 됐던 기억이 납니다. 20분은 짧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충분히 긴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브론테에서 본다이까지 — 해안 트레킹 코스의 진짜 순서

헬기 투어 이후에는 시드니의 바다를 발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목적지는 본다이 비치(Bondi Beach)였지만, 제 경험상 이건 순서를 반대로 잡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버스를 타고 먼저 브론테 비치(Bronte Beach)에 내렸습니다. 오가는 곳마다 식당은 즐비했는데 대부분 피시 앤 칩스(Fish & Chips) 위주였고, 가격대가 생각보다 높아서 결국 과자로 때웠습니다. 배가 약간 허전한 상태로 걷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게 트레킹에는 더 좋았습니다. 브론테에서 본다이까지 이어지는 본다이-쿠지 해안 산책로(Bondi to Coogee Coastal Walk)는 그 자체가 볼거리입니다. 이 코스는 편도 약 6km 구간으로, 바다 절벽 위를 걷는 트레일(Trail)이 이어집니다. 트레일이란 자연 지형을 따라 조성된 보행 전용 코스로, 舗装(포장)된 도로와 달리 암석과 잔디가 섞인 자연 노면을 걷게 됩니다.

브론테 비치에는 해수 풀(Ocean Pool)이 있습니다. 해수 풀이란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자연 수영장으로, 파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아 어린이와 초보 수영객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무료로 운영되고 샤워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서, 실제로 물에 들어가려면 본다이보다 브론테가 훨씬 낫습니다. 저는 이미 수영복을 안에 입고 왔는데 그날은 시간이 애매해서 결국 못 들어갔습니다. 브론테에서 했어야 했는데 싶었던 게 본다이에서야 든 생각이었습니다.

시드니 관광청(Destination NSW) 자료에 따르면 본다이-쿠지 해안 산책로는 시드니에서 가장 많이 찾는 도보 관광 코스 중 하나로 등재되어 있습니다(출처: Destination NSW).

헬기 투어와 해안 트레킹, 두 가지를 하루에 묶어 경험하고 나니 시드니가 왜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매번 이 도시가 거론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헬기에서 본 지형을 발로 확인하는 느낌, 그 연결감이 꽤 특별했습니다. 내일 새벽 투어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면서도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그 하버 브리지 위를 날던 장면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시드니를 짧게 방문한다면 헬기는 첫날, 해안 트레킹은 둘째 날로 나눠서 잡는 것을 권합니다. 하루에 몰면 체력적으로 아슬아슬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Tqld3lVQfQ&list=PLD7Ss_NVlYEny-0hZyox4domuFigH_EGP&index=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