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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사우스뱅크 사진

브리즈번에서 하루 종일 돌아다녔는데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호텔 에어컨이었다는 분들, 혹시 계신가요? 저도 처음 방문했을 때 그랬습니다. 한여름 31도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 제대로 된 코스 하나 없이 그냥 걷기만 했거든요. 브리즈번은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면서 1년 내내 따뜻한 기후 덕분에 워킹홀리데이와 어학연수 목적지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면 어디서부터 둘러봐야 할지 막막한 게 사실입니다. 제가 직접 살면서 느낀 포인트와 함께,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브리즈번강과 캥거루포인트 절벽

브리즈번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브리즈번강(Brisbane River)은 서울의 한강처럼 도시를 남북으로 나누는 랜드마크입니다. 강 북쪽은 고층 빌딩과 상업시설이 밀집한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이고, 남쪽은 사우스뱅크(Southbank)라 불리는 문화·여가 지구입니다. 사우스뱅크에는 인공 비치가 조성되어 있어 도심 한가운데서 해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이게 가능하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브리즈번강을 따라 여러 다리가 놓여 있는데, 그중 가장 독특한 곳이 캥거루포인트 브리지(Kangaroo Point Bridge)입니다. 이 다리는 CBD와 캥거루포인트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됐는데, 이름의 유래가 흥미롭습니다. 브리즈번 시의 역사 기록에 따르면 이 지역은 초기 정착 당시 캥거루 무리의 번식지였다고 합니다(출처: 브리즈번 시청). 지금은 도심화되어 캥거루를 볼 수 없지만, 지명만큼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캥거루포인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25m 높이의 수직 절벽입니다. 이 절벽에서 나온 석재는 1820년대부터 150년간 브리즈번의 건물, 도로, 부두, 해안 방벽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암벽 등반(Rock Climbing) 체험 장소로 활용되는데, 실내 클라이밍과 달리 자연 암벽은 홀드(손잡이)가 명확하지 않아 훨씬 어렵습니다. 제가 봤을 때도 체험자들이 중간에 멈춰 서서 고민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암벽 등반을 해보고 싶다면 이곳에서 도전해 볼 만합니다.

사우스뱅크의 주립도서관과 공원

사우스뱅크 지역에는 퀸즐랜드 주립도서관(State Library of Queensland)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공부하기 좋은 장소로 유명한데, 실제로 가보면 규모가 상당합니다. 도서관 내부는 에어컨이 잘 되어 있어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에도 좋고, 무료 와이파이와 넓은 열람실 덕분에 하루 종일 머물러도 부담이 없습니다.

도서관 주변으로는 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어 운동이나 피크닉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저는 주로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이곳을 찾았는데, 현지인들이 조깅하거나 요가 매트를 깔고 운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브리즈번의 사우스뱅크는 인공비치로 많이 유명합니다. 고층 빌딩의 도시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인공 비치는 수영도 가능하지만, 물이 얕아서 본격적으로 헤엄치기보다는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용도로 적합합니다. 제 경험상 이곳은 관광보다는 현지 생활을 체험하는 느낌으로 방문하는 게 더 어울립니다.

그리고 사우스뱅크에는 바비큐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학원을 마치고 친구들과 삼겹살과 쌈장 그리고 음료수, 나무젓가락만 구입해서 함께 바비큐파티를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지인들도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시설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기에 사용에 어려움이 없고 초록초록한 잔디에서 바베큐파티를 하며 현지 분위기를 물씬 느낌 수 있는 장소입니다.

골드코스트와 서퍼스파라다이스 비치

브리즈번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골드코스트(Gold Coast)는 서핑과 해변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특히 서퍼스파라다이스 비치(Surfers Paradise Beach)는 이름 그대로 서퍼들의 천국으로 불리는데, 파도 높이와 주기가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즐기기에 적당합니다. 저는 서핑을 직접 배워본 적은 없지만, 해변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골드코스트에서는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Marine Activity)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해양 액티비티란 바다에서 즐기는 레저 활동을 총칭하는 말로, 서핑,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등이 포함됩니다. 그중에서도 패러세일링(Parasailing)은 보트에 연결된 낙하산을 타고 약 120m 높이까지 올라가는 체험인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골드코스트 해안선이 정말 장관입니다. 다만 높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골드코스트 근교에는 커럼빈 야생동물 보호구역(Currumbin Wildlife Sanctuary)도 있습니다. 이곳은 일반 동물원과 달리 생태 보전에 초점을 맞춘 시설로, 약 27헥타르 부지에 1,000마리 이상의 동물이 서식합니다. 코알라, 캥거루, 카피바라 같은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코알라와 함께하는 아침 식사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프로그램 비용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입장료 일부가 동물 보호 기금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소비입니다.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 여행 시 주의사항

두 도시를 함께 여행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는 것입니다. 브리즈번에서 골드코스트까지 차로 1시간이면 도착하지만, 각 도시마다 볼거리가 많아 당일치기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솔직히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도 하루 만에 두 도시를 다 보려다가 결국 피곤만 쌓였습니다. 최소 2~3일 정도 여유를 두고 계획하는 게 좋습니다.

골드코스트에는 하버타운(Harbour Town)이라는 대형 아웃렛이 있습니다. 이곳은 특히 랄프로렌(Ralph Lauren)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선물용으로 폴로셔츠를 여러 벌 사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주차가 어려울 수 있으니, 가능하면 평일 오전에 방문하는 걸 추천합니다.

브리즈번 도심에는 시립도서관(Brisbane City Library)과 트레저리 카지노(Treasury Casino)가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인데, 카지노는 입장료가 없고 내부가 시원해서 관광 중간에 들르기 적당합니다. 저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건 아니고, 그냥 건물 구경하며 더위를 식히는 용도로 들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1.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는 최소 2~3일 일정으로 계획
  2. 골드코스트 하버타운 쇼핑은 평일 오전 추천
  3. 더운 날씨 대비해 도서관, 카지노 같은 실내 공간 활용
  4. 해양 액티비티는 사전 예약 필수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는 각각의 매력이 뚜렷한 도시입니다. 브리즈번은 도심 속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고, 골드코스트는 해변과 액티비티가 중심입니다. 두 도시를 함께 여행하면 호주 동부 지역의 다채로운 모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는 게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다음 호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두 도시를 꼭 포함해 보시길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vBdSntvK5Y https://www.brisbane.qld.gov.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