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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 와나카의 유류비는 리터당 259.99센트, 호주보다 확실히 비쌉니다. 그 수치를 보는 순간 "연비 운전 모드"로 전환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가, 제가 뉴질랜드 여행 중 "여기서 살고 싶다"는 말을 가장 많이 내뱉은 날이 됐습니다.

와나카에 도착하는 순간,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와나카 호수(Lake Wanaka)는 뉴질랜드 오타고 지방에 위치한 빙하 기원 호수입니다. 빙하 기원 호수란 수만 년 전 빙하가 지형을 깎아내고 후퇴하면서 형성된 호수로, 수심이 깊고 수질이 극도로 맑은 것이 특징입니다.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와 함께 남섬을 대표하는 호수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차를 몰고 와나카에 진입하던 순간, 창문 너머로 산과 호수가 동시에 펼쳐지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퀸스타운에서 이미 눈이 꽤 높아진 상태였는데, 와나카는 또 다른 결의 아름다움이었거든요. 뭔가 덜 번잡하고, 더 평온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맞아, 여기야"라는 감각이 들었습니다.
와나카 호수 인근에는 '와나카 나무(That Wanaka Tree)'라고 불리는 수양버들이 있습니다. 호수 수면 위에 홀로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이 나무는 인스타그램에서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주 등장하는 포토 스팟입니다.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훨씬 작았는데, 주변 산세와 호수를 배경으로 서 있으면 확실히 그림이 됩니다. 구도만 잘 잡으면 누가 찍어도 작품이 나오는 곳입니다.
뉴질랜드 남섬의 자연경관이 왜 전 세계 트레커들에게 사랑받는지 궁금하신 적 있으신가요? 뉴질랜드 환경부(Department of Conservation, DOC)에 따르면, 남섬에는 세계적 수준의 트레킹 루트인 '그레이트 워크(Great Walks)'가 총 10개 중 8개나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그레이트 워크란 뉴질랜드 정부가 자연 경관과 트레일 인프라를 기준으로 공식 선정한 최상위 등급의 하이킹 코스를 의미합니다(출처: 뉴질랜드 환경부 DOC).
캠핑장 주방에서 끓인 된장찌개, 그리고 마트에서의 작은 실패
와나카의 캠핑장에 체크인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공용 주방을 점검한 것이었습니다. 캠핑장 숙소의 편의 시설 수준을 판단하는 데 있어 주방은 핵심 지표입니다. 뉴질랜드 대부분의 홀리데이 파크(Holiday Park)는 공용 주방에 가스레인지, 오븐, 냉장고, 조리 도구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서 홀리데이 파크란 뉴질랜드식 복합 숙박 시설로, 캠핑 사이트부터 글램핑, 모텔형 객실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박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제가 묵었던 캠핑장 주방은 이전 숙소보다 조금 작았지만, 전체 부지 면적은 훨씬 넓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야외 캠핑 사이트에서 와나카 호수가 바로 보였습니다. "여기서 라면 끓여 먹으면 진짜 맛있겠다"는 생각이 자동으로 드는 전망이었습니다. 실제로 저녁에 된장찌개를 끓여서 먹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진짜였습니다. 밥은 한국에서 들고 온 즉석밥, 찌개는 와나카 마트에서 산 재료로 만든 것인데 "죽은 사람도 살릴 것 같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현지 마트에서의 경험은 좀 엇갈렸습니다. 스테이크용 소고기는 합격이었습니다. 포마 오크스(Pōmāhaka) 산 스테이크 17달러대로, 호주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도 그라스 페드(Grass-Fed) 방식으로 키운 소고기가 주를 이룹니다. 여기서 그라스 페드란 방목 환경에서 풀만 먹여 키운 소에서 얻은 육류로, 곡물 비육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낮고 담백한 것이 특징입니다. 맛은 확실히 깔끔한데, 솔직히 먹으면 먹을수록 마블링 가득한 한우가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자두는 실패였습니다. 탐스럽게 익어 보이는 걸로 골랐는데, 당도가 전혀 없고 밍밍하기만 했습니다. 와나카 로컬 브랜드라고 써 있길래 기대했는데, 이건 완전히 제 판단 미스였습니다. 뉴질랜드 과일이라고 다 꿀맛은 아닙니다.
와나카에서 현지 마트를 이용할 때 참고할 만한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소고기류는 가성비가 높으므로 적극 구매 추천
- 과일은 제철 품목과 현지 직원 추천을 먼저 확인할 것
- 매운 고추류는 현지 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우므로 사전에 준비할 것
- 와나카 로컬 생산 제품은 테마보다 실제 맛 확인이 우선
로키 마운틴 하이킹, 쉽다는 말을 절반만 믿으세요
원래 계획은 로이스 피크(Roys Peak) 트레킹이었습니다. 로이스 피크는 해발 1,578m의 정상까지 왕복 약 16km, 상승고도(Elevation Gain) 1,280m에 달하는 코스입니다. 여기서 상승고도란 출발점에서 정상까지 실제로 높아지는 수직 거리를 의미하는 트레킹 난이도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체력 소모가 큽니다. 그런데 당일 임시 폐쇄 상태였습니다.
대신 숙소 직원의 추천으로 로키 마운틴(Rocky Mountain)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편하다"고 해서 가봤더니, 시작부터 경사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직원분이 말씀하신 "쉬운 코스"의 기준이 저와는 달랐던 것 같습니다.
트레일헤드(Trailhead) 안내판을 보니 다이아몬드 레이크(Diamond Lake)까지는 10분, 레이크 와나카 뷰포인트(Lake Wanaka Viewpoint)까지는 40분, 로키 마운틴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으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트레일헤드란 등산로 또는 하이킹 코스의 공식 출발 지점을 의미하며, 보통 안내판과 주차 공간이 있습니다.
일단 목표를 정하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고사리가 울창하게 자란 숲길, 선선한 16도의 기온, 새소리까지 삼박자가 딱 맞았습니다. 뉴질랜드 남섬 여름 평균 기온은 15~22도 수준으로, 이 온도대가 하이킹 최적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레이크 와나카 뷰포인트에 올라서는 순간, 숨이 찬 것도 잊었습니다. 뷰포인트에서 내려다본 와나카 호수와 그 뒤로 펼쳐진 산능선은 "뉴질랜드 남섬은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아름답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하게 해줬습니다.
뉴질랜드 통계청(Statistics New Zealand)에 따르면, 매년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의 자연 관광 활동 참여율은 전체 여행자 중 80% 이상을 차지합니다(출처: Stats NZ). 이 수치가 말해주듯, 와나카 같은 자연 도시는 뉴질랜드 여행의 핵심 축입니다.
와나카는 "인생에서 한 번은 살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해본 도시입니다.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호숫가를 걸을 때, 캠핑장 야외 테이블에 앉아 찌개 한 그릇 비울 때, 그리고 하이킹 중 뷰포인트에서 산과 호수를 한눈에 담을 때. 그 세 장면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와나카는 최소 1박, 욕심을 낸다면 2박을 권합니다. 그래야 이 도시의 속도에 몸을 맞출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2Ki-89cQWM&list=PLD7Ss_NVlYEny-0hZyox4domuFigH_EGP&index=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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