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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 퀘벡 시티에 도착했을 때는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인천에서 밴쿠버를 거쳐 17시간을 날아온 몸은 피곤했지만, 공항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프랑스풍 건물들과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불어 회화가 저를 단숨에 깨워줬습니다. 퀘벡은 1608년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드 샹플랭이 세운 뉴 프랑스 식민지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지금도 북미에서 유일하게 성곽이 온전히 보존된 도시입니다(출처: 캐나다 관광청). 제가 직접 걸어본 퀘벡의 골목길은 유럽인지 북미인지 헷갈릴 만큼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었습니다.

올드퀘벡 골목길, 200년 전 시간이 멈춘 듯한 곳
올드퀘벡은 크게 어퍼 타운(Upper Town)과 로워 타운(Lower Town)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어퍼 타운이란 성벽 안쪽 언덕 위에 자리한 구도심 중심부를 의미하며, 샤토 프롱트낙 호텔과 주요 관공서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저는 제일 먼저 샤토 프롱트낙 호텔 앞 뒤프랭 테라스(Dufferin Terrace)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어퍼 타운 세인트로렌스 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인데,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바라보는 강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프롱트낙 호텔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퀘벡의 상징 그 자체입니다. 1892년 개업한 이 호텔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과 처칠 수상이 전후 체제를 논의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로비를 둘러봤을 때 느낀 건, 이곳이 단지 호화로운 호텔이 아니라 살아있는 박물관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복도 곳곳에 걸린 오래된 사진들과 앤티크 가구들이 그 세월을 고스란히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어퍼 타운에서 로워 타운으로 내려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목 부러지는 계단(Breakneck Stairs)'이라 불리는 급경사 돌계단을 걷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푸니쿨라(Funicular)라는 경사 케이블카를 타는 것입니다. 여기서 푸니쿨라란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기 위해 케이블로 연결된 레일 위를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의미합니다. 저는 내려갈 때는 푸니쿨라를 탔는데, 45도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1분간의 짧은 시간 동안 로워 타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성수기에는 대기 줄이 20분 넘게 이어질 수 있으니,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차라리 계단을 걷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올드퀘백 푸니쿨라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운영되는 수단으로 예약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는 것처럼 현장에 도착해서 줄을 서고 입구에서 검표원에서 현금으로 CAD 6을 지불하면 탑승 가능합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지만 강풍이나 극심한 결빙시 안전을 위해 운영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특히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이용객이 많아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지만 강쪽 유리창에 붇어서 탑승한다면 짧은 1분정도이지만 퀘백 시내와 세인트로렌스 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로워 타운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프레스코 벽화입니다. 건물 외벽 전체에 퀘벡 역사 속 인물들이 실물 크기로 그려져 있어 관광객들이 줄지어 인증샷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퀘백의 겨울이 많이 춥기에 건물을 지을때 북쪽으로는 창문을 만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창문이 없는 벽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벽화의 시초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일상을 그려놓은 것이기에 마치 실제 사람들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부를만큼 주변 건물들과 잘 어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이 프티 샹플랭 거리(Petit Champlain)입니다.
프티샹플랭 거리, 도깨비의 빨간 문과 로컬의 온기
프티 샹플랭 거리는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 거리 중 하나로, 1608년부터 이어져 온 역사를 자랑합니다(출처: 퀘벡시 공식 관광 사이트). 저는 이곳에서 한 공예품 가게를 방문했는데, 50년 넘게 이 거리를 지켜온 장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는 12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목공예를 배웠고, 성인이 되어 작은 상점을 열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빨간 문에서 영감을 받아 수많은 빨간 문 작품을 제작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프티 샹플랭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역시 그 '빨간 문'입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문고리를 잡고 소원을 빌던 바로 그 장면의 배경인데, 저도 빨간 문 앞에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솔직히 이 문 하나 때문에 퀘벡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드라마의 영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장인 역시 "어느 날 한국에서 온 젊은 여성이 네 개의 문을 사가며 너무 행복해했다"고 웃으며 말해줬습니다.
이 거리의 상점들은 대부분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로컬 숍들입니다. 퀘벡의 자연과 역사를 주제로 한 공예품, 메이플 시럽 제품, 수제 비누 등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는데, 제가 경험해본 바로는 대형 기념품 가게보다 훨씬 진정성 있고 품질도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메이플 시럽으로 만든 사탕과 수제 비누를 구입했는데, 지금도 그 향이 기억납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보입니다. 저는 그중 한 곳에서 퀘벡의 대표 음식인 푸틴(Poutine)을 맛봤습니다. 푸틴이란 감자튀김 위에 그레이비 소스와 치즈 커드(Cheese Curd)를 얹은 퀘벡 전통 요리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치즈 커드란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응고된 덩어리로 쫄깃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제가 먹어본 푸틴은 생각보다 양이 많고 칼로리가 높았지만, 추운 날씨에 먹으니 속이 든든하고 포근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프티 샹플랭 거리의 또 다른 매력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저는 여름에 방문했지만,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거리 전체가 반짝인다고 합니다. 특히 12월에는 퀘벡 독일식 크리스마스 마켓(Marché de Noël Allemand)이 열려 유럽 느낌이 더욱 강해진다고 하니, 다음에는 겨울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몽모랑시 폭포, 나이아가라보다 높지만 전혀 다른 감동
퀘벡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몽모랑시 폭포(Montmorency Falls)가 있습니다. 이 폭포는 높이 84m로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30m나 더 높습니다. 저도 처음엔 "나이아가라보다 높다니 대단하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규모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나이아가라가 압도적인 물의 양으로 승부한다면, 몽모랑시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낙차의 아름다움으로 승부하는 폭포입니다. 폭은 46m 정도로 비교적 좁지만, 그 좁은 폭으로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주는 시각적 충격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저는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폭포 정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케이블카 안에서는 폭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사람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폭포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Suspension Bridge)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출렁다리란 두 지점을 케이블로 연결하여 공중에 매달린 형태의 보행교를 의미하며, 바람이 불면 다리가 살짝 흔들려 스릴을 더해줍니다. 제가 직접 걸어본 출렁다리는 생각보다 안전했지만, 발밑으로 84m 아래 바위에 부딪히는 물줄기가 보이니 왠지 모를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폭포를 측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약 10분 정도 나무 데크 길을 걷다 보면 폭포수가 떨어지는 지점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물보라가 바람에 날려 얼굴까지 닿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몽모랑시 폭포 공원은 단순히 폭포만 보는 곳이 아닙니다. 공원 곳곳에 피크닉 테이블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도시락을 펼쳐놓고 여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짚라인(Zipline)을 타고 폭포 위를 가로지르는 체험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제가 방문했을 때는 시간이 부족해 도전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겨울에는 폭포가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 기둥이 만들어지고, 그 아래에 슈가로프(Sugarloaf)라 불리는 얼음 산이 생긴다고 합니다. 현지 아이들은 그 얼음 산에서 썰매를 타며 논다는데, 상상만 해도 겨울 퀘벡의 낭만이 느껴집니다.
퀘벡 시티는 제가 여행한 곳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도시였습니다. 올드퀘벡의 돌담길을 걸으며 느낀 프랑스풍 분위기, 프티 샹플랭 거리의 아기자기한 상점들, 그리고 몽모랑시 폭포에서 맞은 물보라까지, 모든 순간이 제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퀘벡은 지속 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을 추구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지속 가능한 관광이란 자연환경과 지역 문화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퀘벡 정부는 로컬 비즈니스 육성과 문화재 보존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도 환경 보호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번 여행을 통해 여행자로서 지역 경제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언젠가 다시 퀘벡을 찾을 그날을 기약하며, 여러분도 이 아름다운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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