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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세인트마리에 도착한 밤, 설레기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출발하는 아가와 캐니언 열차를 예약했지만, 10시간짜리 왕복 여정이 과연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완전히 기우였습니다. 산업용으로 사용하던 선로를 활용해서 관광상품으로 만든 아가와 캐니언 투어 열차(Agawa Canyon Tour Train)는 단순한 관광 교통수단이 아니라, 캐나다 북부 온타리오의 야생을 가로지르는 183km(114마일) 구간을 달리는 '움직이는 전망대'였습니다. 특히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단풍 시즌에는 예약 경쟁이 치열한데, 저도 출발 두 달 전에 간신히 자리를 확보했습니다.

예약 시기와 2026년 요금 전략
아가와 캐니언 열차는 주로 8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운행하며, 겨울철에는 스노우 트레인(Snow Train)이라는 특별 운행 상품으로 전환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운행 시즌'이란 단풍과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봄부터 가을까지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국내 티켓 예약 사이트 등에서는 열차 티켓만 따로 판매하는 곳이 없기에 꼭 공식 홈페이지(출처: Agawa Canyon Tour Train)에서 직접 온라인 예약을 해야하며, 특히 단풍 피크 시즌인 9월 20일부터 10월 10일 사이는 3~4개월 전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기에 열차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미리 미리 체크해서 열차 티켓부터 끊으시는걸 추천합니다.
2026년 요금은 시즌에 따라 차등 적용됩니다.
| 구분 | 일반 시즌 요금(성수기 외) | 단풍 시즌 요금(9월 중순 ~ 10월) |
| 유아(2세 이하) | 무료(단, 성인 무릎에 앉힐 경우) | 무료(단, 성인 무릎에 앉힐 경우) |
| 어린이(3세 ~ 12세) | 약 CAD 75 | 약 CAD 166 |
| 성인(13세 ~ 64세) | 약 CAD 150 | 약 CAD 166 |
| 시니어(65세 이상) | 약 CAD 120 | 약 CAD 166 |
저는 9월 말에 탑승했는데, 성인이든 시니어든 동일하게 166달러를 냈습니다. 2세 이하 유아는 무릎에 앉히는 조건으로 무료지만, 별도 좌석을 원하면 어린이 요금을 내야 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 할인이 적용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성수기에 가격 차별화가 사라지는 구조였습니다. 예약 시 반드시 최종 금액을 확인하세요. 또한 열차 내 식당(The Kiln)에서 사전 주문(Pre-order)을 하면 좌석에서 식사를 받을 수 있는데, 가격은 샌드위치 세트 기준 약 CAD 20~25 수준입니다. 저는 미리 마트에서 샌드위치와 물을 준비해 갔고, 협곡 도착 후 피크닉 테이블에서 먹었습니다. 외부 음식 반입이 원칙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대놓고 펼쳐놓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좌석 선택의 진실과 실전 팁
출발 전 가장 많이 검색한 질문이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쪽에 앉아야 하는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왼쪽(Left) 좌석이 협곡 조망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수세인트마리에서 출발할 때 진행 방향 기준으로 오른쪽(Right)에 앉으면 초반의 호수 풍경과 몬트리올 리버 다리(Montreal River Trestle)를 건널 때의 개방감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다리 구간은 열차 전체가 높은 철교 위를 지나가는데, 오른쪽 창문에서 바라보는 강줄기가 압도적입니다. 경험상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풍경의 비중이 왼쪽과 오른쪽을 비교했을 때 3 대 7 정도의 비중인거 같습니다. 호수는 분명 오른쪽이 더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좌석은 지정석이 아닌 구역(Coach) 지정 방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코치(Coach)'란 열차 객실을 몇 개 구역으로 나눈 것으로, 예약 시 특정 코치 번호를 배정받지만 그 안에서는 자유롭게 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4인용 자리는 본의 아니게 합석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단체 여행객을 위해 승무원이 자리 조정을 요청 할 수 도 있습니다. 할 수 있다면 일찍 도착해 줄을 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출발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플랫폼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제가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관광중에 가장 미국과 캐나다인의 비중이 많았던 여행이었던거 같습니다.
실전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열차 맨 뒤 칸(Last car)의 후방 창문을 활용하세요. 진행 방향의 창문만 고집하지 말고, 지나온 경치를 후방 창문으로 촬영하면 열차 전체가 협곡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담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각 객실에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어 기관사 시점의 전방 카메라 화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지점을 지날 때 미리 알림이 나오니, 카메라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휴대폰 신호는 도시를 벗어나면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 협곡 깊숙이 들어가면 완전히 오프라인 상태가 됩니다. 저는 대용량 보조배터리와 미리 다운로드한 음악, 전자책을 준비했는데,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GPS 기반의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지만, 배터리 소모가 극심합니다. 좌석에 충전 포트가 없는 노후 객실도 많으니 보조배터리는 필수입니다.
협곡 하이킹 90분의 현실
열차가 아가와 캐니언 바닥에 도착하면 약 90분에서 2시간의 자유 시간이 주어집니다. 90분이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빠듯합니다. 기차에서 내리고 다시 타는 시간, 화장실 대기 시간을 빼면 순수 하이킹 시간은 70분 정도입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룩아웃 트레일(Lookout Trail)로 뛰어가는 것입니다.
룩아웃 트레일은 협곡 전망대로 가는 길인데, 약 300개의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여기서 '계단 300개'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경사가 꽤 급한 목재 계단을 의미합니다. 저는 평소 운동을 하는 편인데도 숨이 찼습니다. 하지만 정상에 도착하면 협곡 전체를 내려다보는 파노라마 뷰가 펼쳐집니다. 아가와 협곡(Agawa Canyon)은 약 10만 년 전 빙하기에 형성된 U자형 계곡으로,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출처: 캐나다 자연자원부).
전망대에서 내려온 후 남은 시간에는 브라이덜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나 블랙 비버 폭포(Black Beaver Falls) 중 하나를 선택해 들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곳 모두 평지 산책로라 걷기 편하지만, 시간상 둘 다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브라이덜 베일 폭포만 들렀는데, 물줄기가 베일처럼 흩어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한 가지 경고를 드리자면, 열차 출발 시간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경적이 울리면 5분 안에 탑승해야 합니다. 늦으면 수세인트마리까지 직접 돌아가야 하는데, 이곳은 도로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오지입니다. 실제로 한 가족이 폭포 사진 찍느라 시간을 놓쳐 기차를 놓칠 뻔한 걸 봤습니다. 출발 15분 전에는 반드시 기차 근처로 돌아오세요.
협곡에서의 하이킹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내리자마자 룩아웃 트레일로 직행 (왕복 40~50분 소요)
- 폭포는 하나만 선택해 들를 것 (왕복 20~30분 소요)
- 남은 시간에는 피크닉 테이블에서 휴식 및 간식
- 출발 15분 전 기차 복귀 필수
그리고 정말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왕복 10시간의 여행 중 열차 안에서만 8시간정도 있어야 합니다. 여행중 식사나 음료가 표함되어 있는 여행이 아니기에 점심 식사를 포함해서 먹거리를 직접 준비하셔야 합니다. 현지 분들은 아이스박스까지 준비해서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서 이동합니다. 샌드위치와 햄버거 같은 걸 미리 포장해서 준비하거나 미리 도너츠나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음식과 물 그리고 음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수세인트마리 숙박과 국경 문제
아가와 캐니언 열차는 오전 8시에 출발합니다. 늦어도 7시 30분까지는 기차역에 도착해야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숙소 위치입니다.
수세인트마리는 미국 미시간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국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쌍둥이 도시입니다. 호텔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미국 쪽에 숙소를 잡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정말 위험한 선택입니다. 아침 출근 시간대에 국경 검문소(Sault Ste. Marie International Bridge)는 대기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저는 캐나다 쪽 다운타운에 숙소를 잡았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기차역이 있어 아침에 여유롭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기차역 주소는 87 Huron St., Sault Ste. Marie, ON입니다. 구글 맵에서 'Agawa Canyon Tour Train Station'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주변에 무료 주차장도 있으니 렌터카로 오셔도 됩니다. 다만 주차장이 크지 않아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9월 이후의 북온타리오는 아침저녁으로 매우 쌀쌀합니다. 낮 기온은 15도 정도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기온은 더 떨어지기에
저는 겉옷을 여러 겹 겹쳐 입을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 협곡에서는 바람도 강해서 방풍 재킷이 정말 유용했습니다. 편한 운동화는 당연히 필수입니다.
아가와 캐니언 열차는 10시간이라는 긴 여정이지만, 창밖 풍경이 매 순간 바뀌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저는 돌아오는 길에 노을을 바라보며 이 여행을 정리했는데, 그 평온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좌석 방향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대신 튼튼한 보조배터리와 편한 운동화, 그리고 기차를 놓치지 않겠다는 시간 엄수 정신만 있다면 캐나다 최고의 가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약은 서두르고,
협곡에서는 전망대에 집중하고,
숙소는 반드시 캐나다 쪽에 잡으세요.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실패 없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IEDC-wXX2c&list=PLrYSKNtvf1YG7tGZxnyWfm7yha88vgtKT&inde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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