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솔직히 저는 발리 우붓에서 호텔을 고를 때 "정글 뷰는 좋은데 시설은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컸습니다. 자연 친화적이라는 말이 때론 "시설이 낡았다"는 뜻으로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발리 우붓(Element by Westin Bali Ubud)은 제 걱정을 완전히 날려버린 곳이었습니다. 메리어트 계열의 깔끔한 관리와 우붓 특유의 영적인 분위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곳에서 보낸 며칠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평온하고 세련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우붓 호텔을 고를 때 어떤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 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 1

로비부터 다른 첫인상, 가네샤와 수경 시설이 주는 평온함

호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가네샤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네샤(Ganesha)는 힌두교에서 지혜와 행운을 상징하는 신으로, 발리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앙의 상징입니다. 여기서 가네샤란 코끼리 머리를 한 신으로, 장애물을 제거하고 새로운 시작을 돕는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 조각상 앞에 서니 "아, 내가 정말 발리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확 밀려왔습니다.

로비로 걸어 들어가면 양쪽으로 수경 시설(Water Feature)이 펼쳐지는데, 이건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습니다. 수경 시설이란 물을 이용해 공간에 시각적·청각적 평온함을 더하는 조경 기법을 말합니다. 흐르는 물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고, 잉어들이 느릿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어깨에 힘이 빠지더군요. 저는 보통 호텔 로비를 그냥 지나치는 편인데, 여기서는 한참을 서서 물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뒤쪽으로 나가면 정말 큰 수영장이 나타나는데, 수영장 끝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인피니티 풀은 수영장 가장자리가 수평선과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구조로, 시각적으로 끝이 없어 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7층에서 내려다본 정글 정원의 초록빛 물결은, 제가 지금까지 본 호텔 조경 중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로비 공간 자체도 발리 전통 스타일과 현대적인 미술 설치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사진을 찍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였습니다.

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 객실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 객실1

객실의 세심한 배려, 나무 키카드부터 유리 통로까지

엘리먼트 우붓의 객실 키카드는 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플라스틱 대신 환경을 생각한 소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호텔이 지향하는 '웰니스(Wellness)' 철학이 느껴졌습니다. 웰니스란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모두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합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나무 키카드는 가끔 도어록 인식이 한 번에 안 될 때가 있었습니다. 1~2초 정도 카드를 천천히 대고 있으면 인식이 되니, 급하게 떼지 마시고 여유 있게 기다려보세요.

객실은 킹사이즈 침대를 중심으로 매우 현대적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침구류는 웨스턴 계열답게 포근했고, 한번 누우니 일어나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욕실에는 샤워 공간으로 이어지는 유리문이 있고, 편의 용품도 꼼꼼하게 갖춰져 있었습니다. 특히 실내용 슬리퍼와 가운, 우산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갑작스러운 열대 소나기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엘리먼트 우붓은 그린 글로브 인증을 받은 호텔입니다.

그린 글로브 인증이란 국제적으로 공인된 지속가능한 관광 인증 제도로, 호텔의 에너지 효율, 폐기물 관리, 지역사회 기여 등을 종합 평가합니다(출처: Green Globe). 쉽게 말해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고객 만족도를 유지하는 호텔만 받을 수 있는 일종의 품질 보증서입니다. 엘리먼트 우붓은 이 인증을 보유한 발리 내 극소수 숙소 중 하나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친환경 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객실 내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유리병 정수 제공 및 무제한 리필 서비스
  • 일회용 어메니티 대신 대용량 디스펜서형 샴푸·바디워시 비치
  • 나무 재질의 객실 키카드 사용 (플라스틱 카드 대체)
  • 전기차 충전 시설 및 무료 자전거 대여 프로그램

특히 객실 내 유리병 물은 처음에는 "무겁고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위생적이고 시원하게 보관돼서 오히려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다만 외출 시 휴대하기엔 무게감이 있어, 저는 개인 텀블러를 따로 챙겼습니다. 이런 작은 불편함도 "내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호텔 측은 폐기물 분리수거 시스템도 철저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객실 내 쓰레기통이 재활용·일반·음식물로 구분돼 있었고, 매일 객실 정리 시 직원들이 이를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정도로 체계적인 분리수거를 실천하는 발리 호텔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발코니로 나가면 무성한 정글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저는 처음에 다른 쪽 객실에 배정받았다가 수탉 소리 때문에 정원 뷰 쪽으로 방을 바꿨습니다. 발리에서는 새벽마다 수탉이 울어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생각보다 꽤 시끄럽습니다. 정원 뷰 쪽은 훨씬 조용했고, 아침에 창문을 열면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려와 정말 평화로웠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정글 뷰와 조용한 환경, 둘 중 뭘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겠어요?

7층 유리 통로는 제가 가장 추천하는 포토 스팟입니다. 발아래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아래쪽 수영장과 정글이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첫발을 떼기가 조금 무서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조경은 정말 압도적이라, 눈 딱 감고 사진 한 장은 꼭 남겨보시길 추천합니다.

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 조식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 조식1

조식 뷔페와 셔틀버스, 실전에서 알게 된 노하우

엘리먼트 우붓의 조식은 안동 테라스(Andong Terrace)라는 3층 공간에서 제공됩니다. 좌석도 넉넉하고, 메뉴 구성도 다채롭습니다.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인 박소(Bakso, 미트볼 수프), 찐빵, 신선한 과일, 샐러드 바, 요거트와 치즈가 들어 있는 냉장고까지 정말 다양한 옵션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주문 제작 코너(Made-to-Order Station)에서는 셰프님이 즉석에서 계란 요리를 만들어 주는데, 오믈렛이나 에그 베네딕트를 취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어 매일 아침이 기다려졌습니다. 주문 제작 코너란 손님이 재료와 조리 방식을 직접 선택하면 셰프가 즉석에서 요리해 주는 서비스 공간을 말합니다.

다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조식 시간은 오전 8시 이전에 가시는 걸 강력히 추천합니다. 9시 전후는 투숙객이 몰려서 주문 제작 코너에 줄이 꽤 길어지거든요. 저는 첫날 9시에 내려갔다가 15분 정도 기다렸는데, 다음날부터는 7시 30분에 내려가니 여유롭게 갓 구운 요리를 바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호텔에서 우붓 시내까지는 차로 약 10분 거리입니다.
호텔은 우붓 시내 중심부와 몽키 포레스트까지 하루 4~5회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합니다. 셔틀 스케줄은 체크인 시 프런트에서 안내받을 수 있고, 호텔 앱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저는 첫날 오전 9시 셔틀을 타고 우붓 왕궁 근처에 내렸고, 오후 5시 셔틀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에어컨이 잘 작동하는 미니버스 형태였고, 최대 10명 정도 탑승 가능했습니다.

다만 셔틀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최소 2~3시간 전에는 예약을 해야합니다.

무료 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큰 장점입니다. 호텔에는 총 20여 대의 자전거가 비치돼 있고, 투숙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입은 일반 시티 바이크로, 변속 기어는 없지만 평탄한 마을길을 돌아다니기엔 충분했습니다.

제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호텔 주변 마을을 한 바퀴 돌았는데, 이른 아침 7시경의 우붓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논길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니, 발리 현지인들의 일상과 자연이 그대로 펼쳐졌습니다. 다만 우붓은 생각보다 언덕이 많고 낮 기온이 높아, 자전거 라이딩은 오전 7~9시 사이를 추천합니다.

실제로 발리 관광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붓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약 68%가 자전거 또는 도보 투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발리 관광청). 이는 우붓이 차량보다는 느린 이동 수단으로 즐기기에 적합한 지역임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호텔 내에는 전기차 충전기(EV Charger)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장애인 주차 전용이라고 표시되어 있긴 했지만, 전기차를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유용한 정보일 것 같습니다. 또한 스파 및 웰빙 센터도 마련되어 있어, 정글 속 깊은 협곡을 따라 산책하거나 요가 세션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발리 여행에서 액티비티와 휴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으신 분들께는 정말 최적의 환경입니다.

저는 엘리먼트 바이 웨스턴 우붓에서 며칠을 보내며, "힐링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체감했습니다. 너무 북적이는 우붓 시내보다는 조금 한적한 곳에서 정글 뷰를 보며 제대로 쉬고 싶은 분들, 그러면서도 메리어트의 표준화된 깔끔한 시설을 선호하는 분들께 이곳은 최고의 선택지가 될 겁니다. 나무 키카드 하나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호텔의 철학이 담겨 있고, 조식 한 끼에도 셰프의 정성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여러분이 다음 발리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엘리먼트 우붓은 꼭 한 번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b9CXBjyZH8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XauSNUhIxs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4QDxxkaS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