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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찍은 인생샷, 정말 그 한 장을 위해 얼마나 기다리셨나요? 저는 띠르따 강가 돌다리에서 40분을 서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나누는 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예로부터 해상 교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아름다운 해변과 계단식 논, 힌두 사원이 어우러진 이곳은 매년 수백만 명의 여행객을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SNS에서 보던 그 환상적인 사진 뒤에는 땀과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발리의 진짜 모습을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꾸따 비치 서핑, 초보도 정말 탈 수 있을까요?

"서핑은 어렵지 않을까요?"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꾸따 비치(Kuta Beach)는 서핑 초보자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초보 서퍼들의 북적북적한 활기가 넘치는 해변으로 수심이 얕아 성인 기준 허리 정도 깊이에서 연습할 수 있고, 파도의 높이와 주기가 일정해 테이크오프(Take-off) 연습에 이상적입니다.

여기서 테이크오프란 서핑보드 위에 엎드린 상태에서 파도를 타고 일어서는 동작을 의미합니다. 서핑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기죠. 제가 현지 강사에게 1시간 30분 정도 레슨을 받았을 때, 강사는 계속 "시선은 정면, 몸은 앞으로"를 강조했습니다. 처음 5~6번은 보드에서 미끄러졌지만, 수심이 낮아 발이 닿는 위치라 두려움 없이 반복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꾸따 비치의 파도 조건은 파고(波高) 0.5~1.5m 정도로, 전문 용어로는 '비치 브레이크(Beach Break)' 유형입니다. 비치 브레이크란 모래 바닥에서 파도가 부서지는 형태를 말하며, 암초 바닥보다 안전해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실제로 제 옆에서 연습하던 한국인 관광객도 두 시간 만에 보드 위에 서는 데 성공했습니다.

단,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오전 8~9시 이전에 강습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낮 12시 이후에는 자외선 지수(UV Index)가 11 이상으로 올라가 피부 화상 위험이 높아집니다(출처: 인도네시아 기상청). 저는 SPF 50+ 선크림을 발랐는데도 목 뒤가 따갑더군요. 긴팔 래쉬가드는 필수입니다.

서핑 후 다음 날 근육통도 각오해야 합니다. 패들링(Paddling) 동작 때문에 어깨와 등 근육을 집중적으로 쓰게 되는데, 패들링이란 보드 위에 엎드려 팔로 물을 저어 앞으로 나가는 동작입니다. 제 경험상 이틀 정도는 팔을 들기 힘들었습니다.

서핑을 포함한 물놀이를 하면 저는 꼭 컵라면이나 간단한 먹거리가 생각나는데 꾸따 비치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으로 노상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맥주, 컵라면, 미고렝 같은 간단한 음식이 전부이지만 부르시는 가격에서 꼭 흥정해서 드시길 권합니다.

보통 빈땅맥주는 35,000루피아, 코코넛은 40,000루피아, 간단한 음식은 30,000루피아 정도입니다.

띠르따 강가와 우붓, 인생샷 명소의 이면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얼마나 기다릴 수 있나요?" 띠르따 강가(Tirta Gangga)에서 이 질문에 답하게 됐습니다. 물 위에 놓인 징검다리 위에서 찍는 사진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하지만 그 한 장을 위해 저는 40분을 줄 서서 기다렸습니다.

띠르따 강가는 '물의 궁전'이라 불리는 곳으로, 1948년 카랑아셈 왕국의 마지막 왕이 건설한 수상 정원입니다. 띠르따는 '물', 강가는 '갠지스강'을 의미합니다. 1963년 아궁 화산(Mount Agung) 폭발로 일부 훼손됐다가 복원됐습니다(출처: 발리 관광청). 11개의 분수와 석조 조각상, 잉어가 가득한 연못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은 확실히 아름답습니다. 성스럽고 정화된 종교 의식을 치르는 장소로 여겨졌던 띠르따 강가는 모두 자연 샘물로 이루어졌고 인도네시아 왕실의 휴식처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장소이기에 유명한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많은 대기가 필요합니다. 사진을 찍기위해 

 

앞에 10팀만 있어도 1시간정도 대기가 필요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비까지 내렸지만, 앞에 선 모녀는 빗속에서도 촬영을 멈추지 않더군요.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90,000 루피아(약 8,000원)로 저렴하지만, 현금만 받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많은 관광지에서 현금 결제를 선호합니다. 저는 현금이 부족해 입구 환전소에서 급하게 환전했는데, 환율이 시내보다 10% 정도 불리했습니다. 별도의 예약없이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더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몽키 포레스트

우붓(Ubud)의 몽키 포레스트(Sacred Monkey Forest Sanctuary)는 또 다른 의미로 긴장감을 줍니다. 여기 원숭이들은 관광객에게 익숙해 두려움이 없습니다. 제 앞에 있던 여행객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다가 순식간에 원숭이에게 뺏겼습니다. 다행히 직원이 바나나를 주고 되찾았지만, 5분간 아찔했습니다.

몽키 포레스트는 12.5헥타르 면적에 약 750마리의 긴꼬리원숭이(Long-tailed Macaque)가 서식하는 보호구역입니다. 긴꼬리원숭이는 학명으로 Macaca fascicularis이며, 동남아시아 전역에 분포하는 종입니다. 이들은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아 반짝이는 물건, 음식, 가방 등에 즉각 반응합니다.

 

몇 가지 생존 수칙을 공유합니다.

  • 가방 지퍼는 반드시 잠그고 몸 앞쪽으로 메세요
  • 선글라스, 모자, 액세서리는 가방 안에 넣으세요
  • 원숭이와 눈을 마주치지 마세요 (공격 신호로 인식)
  • 음식을 꺼내 먹지 마세요

몽키 포레스트

운영시간 : 오전 9시~ 오후 6시

입장료 : 어른 100,000 루피아, 어린이 80,000루피아

원숭이 셀카찍기 : 50,000루피아

- 손목에 노란밴드를 차고 원숭이 셀카 찍는 공간으로 가서 벤치에 앉으면 사육사가 원숭이를 무릎위로 유도를 하면 원숭이가 팔을 들어 마치 셀카를 찍는 것처럼 포즈를 잡아줍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정말 원숭이가 나와 함께 셀카를 찍은 느낌으로 나오기에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우붓에서 덴파사르로 이동할 때는 교통 체증을 각오해야 합니다. 저는 오후 4시에 출발했는데, 평소 40분 거리를 1시간 30분 걸렸습니다. 발리는 도로 인프라가 관광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랩(Grab)이나 고젝(Gojek) 같은 차량 공유 앱을 이용하면 오토바이 택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매연과 먼지는 감수해야 합니다.

발리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인생샷도 좋지만 기다림과 불편함도 함께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띠르따 강가에서 40분을 서 있었지만, 그 시간 동안 현지인들이 기도하는 모습, 잉어들이 유영하는 풍경, 빗속에서도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의 열정을 봤습니다. 사진 한 장보다 그 과정에서 본 것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러분은 발리에서 무엇을 담아오고 싶으신가요? 카메라에, 눈에, 아니면 마음에?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TwaLheU1q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