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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아야나 리조트에 대해 사전 조사를 아무리 해도, 막상 도착하면 "어디부터 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저도 체크인 첫날, 림바 로비에서 트램 노선도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결국 직원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90헥타르라는 어마어마한 면적에 14개의 수영장, 그리고 각기 다른 4개의 숙소 브랜드까지. 이 거대한 '리조트 왕국'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전에 동선 계획을 확실히 세워야 합니다. 제가 직접 투숙하며 느낀 점과 꼭 알아야 할 실전 팁들을 하나하나 풀어드리겠습니다.

발리 아야나 리조트 숙소1발리 아야나 리조트 숙소발리 아야나 리조트

4개 숙소 브랜드,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아야나 리조트는 하나의 단지 안에 림바(RIMBA), 세가라(SEGARA), 아야나 리조트(AYANA Resort), 빌라스(Villas) 네 가지 숙소가 공존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리조트 컴플렉스(Resort Complex)입니다. 쉽게 말해, 각각 독립된 호텔이지만 하나의 거대한 울타리 안에서 모든 부대시설을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림바는 비수기 기준 1박 20만 원대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선택지입니다. 객실 면적이 42제곱미터로 넉넉하고, 특히 원형 욕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투숙했던 림바 객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열대우림 전망이었는데, 이른 아침 새소리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정말 평화로웠습니다. 다만 림바는 리조트 외곽에 위치해 있어, 락바나 쿠부 비치까지 이동 시간이 꽤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10분간격으로 운행하는 트램을 타고 10분정도 이동을 해야 합니다.

저는 체크인은 원래 오후 3시지만 오후 2시에 도착해서 바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생화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고 시원한 물수건과 웰컴 드링크를 건넸는데, 이런 작은 환대가 여행의 첫인상을 확 바꿔놓더라고요.
림바의 객실 구성은 이렇습니다.

  • 킹 사이즈 침대와 소파, 테이블이 있는 넓은 거실 공간
  • 테라스가 딸린 발코니
  • 욕조는 크지만 샤워부스가 없는 화장실 구조

어메니티는 센사티아(Sensatia)였는데, 이건 발리의 이솝(Aesop)이라고 불리는 로컬 브랜드입니다. 여기서 센사티아란 발리산 천연 재료를 사용한 스킨케어 브랜드로, 아야나를 포함한 고급 리조트에서만 제공하는 프리미엄 어메니티를 뜻합니다. 향도 좋고 피부에 자극이 없어서 제가 집에 가져와서도 한동안 썼을 정도예요.

솔직히 샤워부스가 없어서 처음엔 불편하겠다 싶었는데, 욕조가 워낙 넓어서 매일 저녁 반신욕을 즐기게 되더라고요. 다리미와 다리미판, 미니바, 냉장고, 가운, 슬리퍼까지 없는 게 없었습니다. 림바 로비의 물에 반사된 하늘 뷰는 그 자체로 인생샷 포토존이었고, 로비와 같은 층에 배정받아서 이동도 편했습니다.

세가라는 2022년 완공된 최신 시설로, 오션뷰 객실 비율이 높고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특징입니다. 비수기 1박 30만 원대로 림바보다 약간 높지만, 탁 트인 바다 전망을 원한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입니다. 아야나 본관은 발리 전통 미학을 살린 클래식한 분위기로, 각종 부대시설과의 접근성이 가장 뛰어납니다. 빌라스는 전 객실 풀빌라로 1박 90만 원대이며, 신혼여행객들이 주로 선택하는 프리미엄 옵션입니다.

중요한 건, 어디에 투숙하든 14개 수영장과 락바를 포함한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출처: 아야나 리조트 공식 사이트). 때문에 가성비를 따진다면 림바 투숙 후 트램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드립니다.

트램 동선 완벽 마스터하기

아야나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기술은 바로 셔틀 트램(Shuttle Tram) 활용입니다. 여기서 트램이란 리조트 내부를 순환하는 무료 전기차량을 의미하는데, 배차 간격이 10분으로 꽤 촘촘합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대기 시간은 평균 7분 정도였고, 피크 타임에는 10분까지 늘어났습니다.

트램 노선은 크게 정방향과 역방향 두 가지로, 총 8개 정류장을 순환합니다. 림바 로비 → 세가라 로비 → 아야나 로비 → 스파 → 빌라스 로비 → 쿠부 비치 순서로 이어지며, 한 구간당 소요 시간은 2~5분 정도입니다. 중요한 건 트램 앞면에 표시된 방향을 꼭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첫날 반대 방향 트램을 타서 리조트를 한 바퀴 돌아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야나 앱을 미리 설치하면 실시간으로 트램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조식이나 석식 시간대에는 대기줄이 길어지므로, 중요한 예약이 있다면 최소 20~30분 일찍 움직이는 게 안전합니다. 제 경험상 오후 5시 30분 락바 예약이 있었는데, 4시 50분에 출발했더니 트램 대기와 이동 시간으로 딱 맞았습니다.

쿠부 비치는 리조트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일반 트램으로는 갈 수 없고, 별도의 셔틀 버스(Shuttle Bus)를 이용해야 합니다. 가는 길에 원숭이 서식지가 있어 운이 좋으면 차창 밖으로 원숭이들이 먹이를 받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쿠부 비치 주변에도 원숭이들이 자주 출몰하므로, 데이베드에 가방을 두고 수영할 때는 소지품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발리 아야나 리조트 락바발리 아야나 리조트 락바1

락바 선셋, 이렇게 예약하고 즐기세요

발리를 대표하는 락바(Rock Bar)는 바다 앞 절벽 위 바위에 자리한 바(Bar)로, 이름 그대로 'Rock'에 세워진 바입니다. 아야나 투숙객이 아니어도 찾는 명소이지만, 투숙객에게는 우선 예약권이 주어집니다. 체크인 시 프론트 데스크에서 락바 방문 시간을 반드시 예약해야 하며, 특히 선셋 타임(17~19시)은 가장 인기 있는 시간대라 빠르게 마감됩니다.

제가 투숙했던 주말에는 체크인 당일 오후 시간대가 이미 만석이어서, 다음 날 오후 5시 30분으로 예약했습니다. 락바는 드레스 코드(Dress Code)가 있어 민소매나 비키니 차림으로는 입장이 제한됩니다. 여기서 드레스 코드란 특정 장소에서 요구하는 복장 규정을 의미하는데, 락바의 경우 스마트 캐주얼 정도면 무난합니다. 또한 보안상 큰 배낭이나 가방은 반입이 불가하니 참고하세요.

락바로 가는 길은 아야나 로비에서 트램을 타고 내린 뒤, 직선형 엘리베이터인 인클라이네이터(Inclineator)를 이용합니다. 여기서 인클라이네이터란 경사를 따라 움직이는 특수 엘리베이터를 말하는데, 절벽을 따라 내려가며 보는 인도양 전망이 정말 압권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직원이 배정해주는 자리로 안내되며, 미니멈 차지(최소 주문 금액)는 없지만 음료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실제로 제가 주문했던 칵테일 한 잔이 300K루피아(약 2만 5천 원), 콜라 한 캔이 120K루피아(약 1만 원)였습니다. 가성비 안주로는 치킨윙(120K)이나 오징어튀김(125K)을 추천드리며, 배를 채우기보다는 가볍게 핑거푸드 위주로 주문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선셋 시간이 다가오면 인도양 너머로 해가 지는 광경이 펼쳐지는데, 이 순간만큼은 비싼 음료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발리 아야나 리조트 수영장발리 아야나 리조트 수영장1

14개 수영장 중 어디를 갈까

아야나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14개 수영장은 각기 다른 컨셉과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2박 3일로는 절대 다 갈수 없습니다. 제가 직접 다녀본 곳 위주로 실전 팁을 드릴께요.

1. 아야나 리버풀(River Pool) - 인생샷 성지

아야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죠. 수영장 옆에 별도로 마련된 전망대에서 누구나 손쉽게 인생샷을 남길 수 있습니다. 저는 정오쯤 방문했는데, 체크아웃한 사람들까지 몰려서 사진 한 장 찍는 데 10분 넘게 기다렸어요.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이란 수영장 끝이 수평선과 이어진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말하는데, 이 리버풀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진만 찍고 수영은 거의 안 하는 분위기라, 한적하게 찍으려면 오전 8시 이전 방문을 추천합니다.

2. 오션 비치 풀(Ocean Beach Pool) - 석양 포인트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한 인피니티 풀로, 오후 3시부터 선베드(Sunbed)를 잡고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 여기서 선베드란 수영장 옆 일광욕용 긴 의자를 말하는데, 석양 시간대에는 자리가 금방 찹니다. 저는 오후 4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이 꽉 차 있더라고요. 그래도 수영장 안에 들어가서 본 석양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핑크빛 하늘이 수면에 그대로 반사되는 순간,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3. 림바 수영장 - 조용한 휴식 공간

림바에는 어퍼 풀(Upper Pool), 카바나 풀(Cabana Pool), 로어 풀(Lower Pool) 이렇게 세 곳이 있습니다. 어퍼 풀은 Adults Only라서 조용하지만 그늘이 없어서 낮에는 너무 더웠어요. 대신 카바나 풀과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로어 풀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림바 수영장 바로 앞에 헬스장과 샤워실이 있어서, 체크아웃 후에도 수영하고 깔끔하게 씻고 나올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습니다.

4. 꾸부 비치(Kubu Beach) - 프라이빗 해변

트램의 마지막 정류장에 위치한 아야나의 프라이빗 비치입니다. 절벽 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내려가면서 보이는 뷰부터 압도적이에요. 짧게 묵는 분들은 많이 스킵하는데, 저는 2박 이상 한다면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정말 예뻤지만 파도가 센 편이라 물놀이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프라이빗 비치(Private Beach)란 리조트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해변을 뜻하는데,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어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조식·중식·석식, 리조트 안에서 해결하기

아야나는 워낙 규모가 크고 주변에 식당가가 멀어, 리조트 내 식사를 기본으로 계획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조식 레스토랑으로는 토게(Toge), 파디(Padi), 카랑(Karang) 세 곳이 운영됩니다.

토게는 림바 1층에 위치한 가장 큰 뷔페 레스토랑으로, 음식 종류가 가장 다양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웨스턴 브렉퍼스트부터 발리 전통 음식, 아시아 요리까지 60여 가지 메뉴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용객이 가장 많아 9시 이후에는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으니, 8시 30분 이전 방문을 권장합니다. 파디는 아야나 로비에 있는 오픈 에어 레스토랑으로, 연못과 정원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어 분위기가 좋습니다. 특히 인도, 태국, 한국, 일본, 중국 음식 등 아시아 푸드 비중이 높아 입맛이 까다로운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중식과 석식으로는 일식 전문점 혼젠(Honzen)과 중식당 아발론(Avalon)을 추천합니다. 혼젠은 림바와 세가라 사이 혼젠 사카 정류장에서 하차 후 숲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옵니다. 가는 길 자체가 발리 정글을 산책하는 느낌이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은 텐동 230K, 초밥 8피스 360K, 가츠동 170K 정도로, 리조트 내 레스토랑 치고는 합리적입니다. 제가 주문했던 야끼 우동과 가츠동 모두 한국에서 먹는 수준의 맛이었고, 특히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인상 깊었습니다.

아발론은 림바 앞에 위치한 중식당으로, 딤섬이 특히 맛있습니다. 슈림프 덤플링 50K, 프라운 덤플링 60K, 마파두부 145K 등 메뉴가 있으며, 딤섬은 점심 시간에만 판매하니 참고하세요. 제가 먹어본 딤섬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형적인 광둥식 스타일이었습니다.

키식은 발리식 해산물 레스토랑인데, 원하는 해산물을 즉석에서 고르고 조리법과 소스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닥이 전부 모래로 되어 있어서 개미가 좀 많았고 해 지기 전까지는 덥긴 했지만, 석양을 보는 순간 그 짜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저희는 둘이서 이것저것 시켜서 약 10만 원 정도 나왔는데, 신선한 해산물을 발리 전통 방식으로 먹는 경험은 돈 아깝지 않았어요.

 

발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아야나 리조트는, 사전 준비 없이 가면 넓은 부지에서 헤매기 쉽습니다. 제가 직접 투숙하며 느낀 건, 트램 동선을 미리 숙지하고 락바·리버풀 등 인기 시설은 체크인 즉시 예약하는 게 성공적인 여행의 핵심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2박 이상 투숙하시되, 하루는 림바 구역에서, 하루는 본관·쿠부 비치 구역에서 집중적으로 즐기는 식으로 동선을 나누면 훨씬 여유롭게 리조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발리 여행이 아야나에서의 완벽한 휴식으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642PVyd8V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