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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은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에 동시에 걸쳐 있는 지구상 유일의 도시입니다. 처음 보스포루스(Bosphorus) 해협을 배 위에서 바라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름다움에 감탄할 새도 없이 ATM이 카드를 삼키고, 버스 번호판이 없는 상황이 연달아 터졌거든요. 이 글은 그 생생한 경험을 담은 기록입니다.

수수료 없는 ATM과 이스탄불카르트, 직접 부딪혀서 배운 것들
이스탄불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현금 확보였습니다. 튀르키예 화폐인 리라(TRY, Turkish Lira)는 국내에서 환전하기도 까다롭고, 공항 환전소는 스프레드(spread)가 붙어 실제 환율보다 불리한 가격에 환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지 ATM 인출이 훨씬 유리합니다. 여기서 스프레드란 매입가와 매도가의 차이를 말하는데, 이 폭이 클수록 여행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아무 ATM에서나 뽑으면 건당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준비해 간 트래블로그 카드가 첫 번째 기기에서 그냥 먹혀버렸습니다. 카드를 뽑아야 할 타이밍을 놓치면 기기가 다시 회수해 버리는 구조였고, 화면에 수수료 없음(without fee) 옵션이 아예 나오지 않는 기기도 있었습니다. 결국 트래블월렛으로 갈아탔는데, 환율 손해가 만 리라 기준 약 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작은 금액이지만 막상 당하니 아까웠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사람들이 공항에서 닥치는 대로 ATM을 쓰다 수수료 폭탄을 맞는 경우가 많은데, 튀르키예 국영 은행 기기를 미리 알고 가면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없는 ATM으로 확인된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라트 은행(Ziraat Bankası): 튀르키예 최대 국영 은행으로 공항 도착 홀 좌측에 위치해 있습니다.
- 바크프 은행(VakıfBank): 노란·이끼색 로고가 특징이며 수수료 면제가 확인됩니다.
- PTT(우체국 ATM): 튀르키예 국영 우편 서비스로, 노란 배경 파란 글씨 로고가 눈에 띕니다.
이스탄불카르트(İstanbulkart)는 트램, 메트로, 페리, 버스 등 이스탄불 대중교통 전반에서 사용하는 통합 교통카드입니다. 쉽게 말해 서울의 T머니와 같은 개념인데, 이게 없으면 거의 모든 이동이 불편해집니다. 공항 지하철역 충전 기기에서 트래블로그 카드로 구매와 충전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고, 저는 370리라를 결제해 300리라가 충전된 카드를 받았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트래블로그 카드는 ATM에서는 말썽을 부렸지만 이 충전 기기에서는 문제없이 결제됐습니다.
한 가지 당황스러웠던 건 버스입니다. 이스탄불의 일반 시내버스 외에 돌무쉬(Dolmuş)라는 미니버스가 있는데, 여기서 돌무쉬란 정해진 노선을 따라 운행하되 승객이 차면 출발하는 합승 택시 형태의 교통수단입니다. 이 돌무쉬는 이스탄불카르트가 아닌 현금 결제만 됩니다. 카드만 들고 탔다가 기사에게 손짓으로 실랑이를 벌인 제 경험상, 리라 현금은 소액이라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이스탄불의 대중교통 만족도에 대한 조사에서 페리(ferry) 노선이 특히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출처: 이스탄불 시 교통국 IETT), 실제로 타보니 이유를 알겠습니다. 아시아 지구에서 유럽 지구로 넘어가는 페리 위에서 갈라타 다리(Galata Bridge)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왜 이 도시가 여행자들을 계속 불러들이는지 체감이 됐습니다.
유럽 지구의 낭만과 아시아 지구의 현실, 그 온도 차이
이스탄불은 크게 유럽 지구와 아시아 지구로 나뉩니다. 유럽 지구에는 아야소피아(Hagia Sophia), 블루 모스크(Blue Mosque),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 같은 주요 명소가 몰려 있어서 처음 오는 여행자라면 자연스럽게 유럽 쪽으로 숙소를 잡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유럽 지구의 밤은 예상과 꽤 달랐습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하루 다섯 번 울려 퍼지는 기도 소리인 에잔(Ezan)은 새벽 4~5시에도 어김없이 시작됩니다. 거기에 클럽 음악, 취객 소리까지 더해지면 숙면은 포기하다시피 해야 합니다. 저는 결국 아시아 지구 카디쾨이(Kadıköy) 쪽에 숙소를 잡았는데, 편집 작업을 해야 하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솔직히 소음 문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때 느낀 건, 이스탄불의 진짜 매력이 유럽 지구의 화려한 모스크보다 아시아 지구의 조용한 골목에 더 짙게 배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카디쾨이 동네 식당에서 먹은 필라프(Pilaf, 기름에 볶은 터키식 볶음밥)는 관광지 가격의 절반도 안 됐고, 주인장은 제가 매운 소스를 찾자 말없이 케밥 고기 한 점을 접시에 더 얹어줬습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1455년에 지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실내 시장 중 하나로, 60여 개의 통로에 5,000개 이상의 상점이 들어서 있습니다(출처: 이스탄불 문화 관광청). 미로 같은 구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 대략적인 방향을 잡아두지 않으면 나오는 데만 상당한 시간을 씁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시간이 촉박한 분들에게는 그랜드 바자르 외곽에 붙어 있는 소규모 바자르를 먼저 둘러보는 편이 동선상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음식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튀르키예식 피자라 불리는 피데(Pide)는 치즈 토핑 기준으로는 도우도 맛있고 치즈 풍미도 좋았는데, 고기 토핑은 약간 싱겁고 김치전 같은 냄새가 나서 저는 크게 성공적이진 않았습니다. 반면 케밥과 함께 나오는 튀르키예 홍차 차이(Çay)는 진짜였습니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탁월한 마법 같은 조합이었고, 차이 없이 케밥을 먹었으면 느끼함에 고생했을 것입니다.
이스탄불은 두 대륙의 역사가 겹쳐 쌓인 도시인 만큼, 어느 골목에서든 예상치 못한 장면이 튀어나옵니다. 경계심을 완전히 풀기는 어렵지만, 그 긴장감 속에서도 분명히 건질 것이 있는 도시라는 확신은 여행 내내 유지됐습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아시아 지구에 숙소를 잡고 페리로 유럽 명소를 오가는 방식을 저는 권합니다. 편안히 쉬고,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것, 그게 이스탄불을 소진되지 않고 즐기는 방법이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ft96RYuUm0&list=PLD7Ss_NVlYEnWv1-i55ogPyAP6BJ2YEW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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