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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인 기준 10만 엔, 한화로 약 95만 원짜리 료칸과 3만 엔(약 28만원)짜리 료칸을 같은 여행에서 비교해 봤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가격 차이가 세 배나 나는데 경험의 질도 그만큼 다를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달랐습니다. 단순히 고급스러움의 차이가 아니라 '여행에서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각 숙소가 다른 방식으로 답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성비 료칸의 기준을 다시 세우다
유후인 카이카테이는 1박 석식·조식 포함 1인 35,000엔(약 33만원), 2인 총 63,000엔(약 60만원)짜리 중급 료칸입니다. 이 가격대에서 제가 주목한 포인트는 단 하나였습니다. 개인 온천탕이 딸린 별채형 객실이 가능한가, 였습니다.
카이카테이는 고미(古民家) 형태의 별채 객실 여덟 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미란 오래된 일본 전통 민가 양식을 뜻하는데, 현대 호텔처럼 획일적이지 않고 낡은 듯하면서도 정돈된 공간감이 특징입니다. 다다미 위에 매트리스를 깔아주는 방식이라 허리가 약한 분들도 불편함 없이 잘 수 있었고, 저도 처음엔 낯설었지만 오히려 더 편안했습니다.
각 객실에는 실내탕과 노천탕이 하나씩, 총 두 개의 개인 온천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노천탕이 낭만적인 건 사실이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처럼 기온이 낮은 날에는 실내탕의 존재가 굉장히 실용적이었습니다. 탕에 몸을 담그고 차가운 캔맥주를 홀짝이던 그 시간이, 지금도 가끔 생각납니다.
식사는 가이세키(懐石)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가이세키란 일본 전통 코스 요리를 뜻하는데,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전채부터 후식까지 순서에 따라 하나씩 내어오는 방식입니다. 카이카테이는 총 9코스로 구성되었고, 야채·생선회·육류까지 재료 구성은 골고루였습니다. 다만 간장 기반 요리의 비중이 높아서 코스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물리는 느낌이 있었던 건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인 30만 원 미만에 별채 단독 객실 + 개인 노천탕 포함
- 고미가(古民家) 양식의 다다미 객실로 전통 료칸 감성 그대로
- 가이세키 9코스 석식·조식 포함, 간장 베이스 비중이 높아 후반 다소 단조롭다는 점 참고
가격이 올라가면 정말 달라지는가
유후인 코토는 1인 5만 엔(약 47만원), 2인 총 10만 엔(약 95만원)짜리 고급 료칸입니다. 처음 가격을 확인했을 때 솔직히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체크아웃하면서 든 생각은 "오히려 더 머물고 싶다"였습니다.
코토의 객실 구조는 카이카테이와 다르게 2층짜리 단독 별채 형태입니다. 1층에 거실과 온천탕, 2층에 침실이 따로 있어서 생활 공간과 수면 공간이 자연스럽게 분리됩니다. 창이 많아 채광이 좋고, 미니바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 것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네스프레소 머신과 CD 플레이어까지 갖춰져 있어서 체크인하자마자 커피 한 잔 내려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코토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가족탕 전세 탕이었습니다. 가족탕이란 가족이나 일행끼리 독점으로 사용하는 프라이빗 온천 공간으로, 코토는 이것을 두 개 운영하며 모두 유후인 분지를 내려다보는 전망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 뷰 때문에 코토를 선택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실제로 마주했을 때는 기대치를 넘었습니다. 오른쪽 탕은 노천탕만 있어 날씨 영향을 받지만 규모가 크고, 왼쪽 탕은 실내탕과 노천탕이 함께 있어 계절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석식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해피 아워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맥주, 음료가 무제한 제공되는데, 유후다케를 바라보며 새 소리와 함께 와인을 홀짝인 그 시간은 정말이지 다시 떠올려도 기분이 좋습니다. 식사는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만큼 플레이팅의 섬세함과 재료의 다채로움이 카이카테이와 확연히 달랐습니다. 같은 가이세키라도 가격대가 오를수록 맛의 결이 달라진다는 걸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체감했습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유후인은 연간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대표 온천 지역으로, 특히 료칸 숙박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집계되고 있습니다(출처: 일본정부관광국).


벳푸형 숙소, 규모와 실속으로 승부한다
벳푸의 두 숙소는 유후인과 성격이 다릅니다. 나고미노야도 무츠키는 1인 15,500엔(약 15만원), 2인 합계 31,000엔(약 30만원)으로 카이카테이 1인 가격에 2인이 머무는 수준입니다. 제가 직접 머물러 보고 나서 느낀 건, 이 가격에 이 퀄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의 '믿기 어려운 가성비'였습니다.
객실은 화실(和室), 양실(洋室), 화양실 세 가지로 나뉩니다. 화실이란 다다미가 깔린 전통 일본식 객실을 말하고, 양실은 침대가 있는 서양식 구조를 의미합니다. 저는 화실을 선택했는데 4인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답게 여유로웠고, 창밖으로 보이는 산과 마을 풍경이 예상보다 훨씬 그림 같았습니다.
무츠키의 진짜 경쟁력은 가족탕 다섯 개를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도기 욕조, 바위 욕조, 화강암 자쿠지, 누워서 이용하는 탕 등 각각 구조가 다르니 온천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하루 종일 돌아가며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 24시간 무제한 생맥주 서비스까지 더해지니, 솔직히 체크인하고 나서 밖에 나갈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대형 온천 리조트를 원하신다면 스기노이 호텔이 정답입니다. 1인 20만 원대에 워터파크, 루프탑 수영장, 두 곳의 공용 온천, 두 개의 뷔페 레스토랑을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탄나 소라관 투숙객 전용 뷰페인 테라스 앤 다이닝 소라는 생선회, 초밥, 장어덮밥에 일식·중식·양식까지 망라한 구성인데, 맛이 기대 이하인 메뉴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침에 적당히만 먹겠다고 다짐했다가 결국 수플레 팬케이크까지 먹어버렸습니다.
일본 온천 문화는 단순한 목욕이 아니라 '입욕(入浴)'이라는 개념으로 정착되어 있으며, 온천 수질 성분에 따라 효능이 분류됩니다. 벳푸의 온천은 일본 환경성이 지정한 11가지 온천 유형 중 단순 온천, 염화물천, 황산염천 등 다양한 수질이 혼재해 있어 일본 내에서도 학술적으로 주목받는 지역입니다(출처: 일본 환경성).
결국 유후인과 벳푸의 숙소 네 곳을 비교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처음 료칸을 경험하신다면 무츠키나 카이카테이처럼 1인 30만 원 이하 숙소로 시작하셔도 충분합니다. 단, 특별한 날이거나 식사와 전망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코토 같은 고급 료칸에서의 하룻밤은 단순한 숙박이 아닌 경험으로 남습니다. 대가족 여행이라면 스기노이처럼 시설이 집약된 대형 리조트가 현실적으로 가장 편합니다. 어떤 선택이든, 여행에서 무엇을 가장 원하시는지를 먼저 정하고 나서 숙소를 고르시는 게 후회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Fq77MGne0c&list=PLZFrmIhUHXj8Op0_gN4xAcVXpbVE0jsll&index=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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