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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를 두바이 근교 당일 코스쯤으로 생각하고 계신다면, 그건 좀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UAE의 수도답게, 아부다비는 두바이와는 결이 다른 압도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아부다비는 왜 UAE의 진짜 중심인가
아부다비를 이해하려면 UAE의 구조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UAE는 단일 국가가 아니라 7개의 토후국(Emirate)이 연합한 연방 국가입니다. 여기서 토후국이란 각각의 군주가 다스리는 독립된 국가 단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7개의 작은 왕국이 하나의 연합체를 이루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중 아부다비는 전체 UAE 면적의 약 85%를 차지하는 최대 토후국이고, 연방 대통령도 관례상 아부다비 왕족에서 선출됩니다. 197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현재는 세 번째 대통령 체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바이가 관광과 금융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면, 아부다비는 그 뒤에서 막대한 석유 자원과 정치적 리더십으로 UAE 전체를 지탱해 온 셈입니다.
제가 아부다비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건물들의 색깔이었습니다. 하나같이 모래색에 가까운 베이지 계열인데, 그게 어색하게 튀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더라고요. 반면 역사적인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100년, 200년 된 건물은 솔직히 한 채도 못 봤습니다. 유럽처럼 고풍스러운 골목길 같은 건 없고, 보이는 건물 대부분이 수십 년 안에 지어진 것들입니다. 역사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도시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세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나 대통령궁 같은 건축물들이 그 예죠. 역사가 짧은 대신, 그들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와 카스르 알 와탄: 숫자로 읽히지 않는 압도감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Sheikh Zayed Grand Mosque)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수용 인원만 4만 명을 넘고, 82개의 돔(Dome)과 1,000개 이상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입니다. 여기서 돔이란 이슬람 건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반구형 지붕 구조를 말합니다. 내부 공간을 확장하고 빛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말 그대로 멈칫했습니다. 예상은 했는데도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규모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바닥 전체를 덮고 있는 세계 최대 수제 카펫(Handmade Carpet)은 기네스 세계 기록에도 등재된 것으로, 이란의 장인 수천 명이 수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입니다. 수제 카펫이란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한 올 한 올 직접 짠 직물로, 같은 크기의 기계산 제품과는 밀도와 정교함 면에서 비교가 불가합니다. 그 위를 맨발로 걸으면서 저는 묘하게 마음이 조용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천장에 걸린 샹들리에도 범상치 않습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과 24K 금도금으로 제작된 것으로, 한 개당 수십억 원대로 평가받습니다(출처: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공식 사이트).
모스크 방문 시 복장 규정(Dress Code)은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복장 규정이란 특정 장소나 행사에서 요구되는 의복 기준을 말합니다. 여성은 머리를 포함한 전신을 가려야 하고, 남성도 짧은 반바지는 입장 불가입니다. 현장에서 아바야를 무료로 빌려주긴 하지만, 개인용 스카프를 미리 준비해 가시는 편이 위생적으로도 낫고 사진도 훨씬 잘 나옵니다.
대통령궁인 카스르 알 와탄(Qasr Al Watan)은 솔직히 제가 태어나서 본 건물 중 가장 사치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과장처럼 들릴 수 있는데, 실제로 내부를 보면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황금빛 자수로 채워진 천장, 아라베스크(Arabesque) 문양으로 덮인 벽과 기둥,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홀의 규모까지. 아라베스크란 이슬람 예술에서 발전한 기하학적 무늬와 식물 문양이 정교하게 반복되는 장식 양식을 의미합니다.
내부에는 전시용 도서관도 있었는데, 천장 끝까지 가득 꽂힌 책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이 공간이 독서를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디자인과 관광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직원 배치 방식이나 책장 구성을 보면 실제로 열람하는 공간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화려한 전시 효과를 노린 설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간에는 팰리스 인 모션(Palace in Motion) 레이저 쇼가 진행됩니다. 궁전 외벽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이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공연은 아부다비 방문의 피날레로 손색이 없습니다. 미디어 파사드란 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로, 건축물과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현대적 공연 방식입니다.
아부다비 주요 관광지 방문 시 챙겨야 할 핵심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입장 무료, 복장 규정 필수 준수, 온라인 사전 예약 권장
- 카스르 알 와탄: 유료 입장권 필요,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구매 시 대기 없이 입장 가능
- 무료 셔틀버스 'Experience Abu Dhabi Shuttle': 주요 관광지 간 이동에 활용 가능
- 야간 레이저 쇼: 별도 입장권 필요, 일몰 이후 진행
아부다비 관광청(Department of Culture and Tourism - Abu Dhabi)에 따르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연간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UAE 최고의 관광 명소로 집계됩니다(출처: 아부다비 관광청).
두바이에서 출발한다면: 현실적인 동선과 이동 전략
두바이에서 아부다비까지는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입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조합하면 두세 시간 정도 잡으셔야 합니다. 저는 이번에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하면서 이동했습니다. 교통 카드는 현장에서 충전 가능하고, 카드 자체 비용은 디르함(AED)으로 별도 청구됩니다. 여기서 AED(UAE 디르함)란 아랍에미리트의 공식 화폐 단위로, 우리 돈으로 1 AED는 약 370원 수준입니다(환율은 시기에 따라 변동됩니다).
택시가 계속 유혹하는 상황이었는데 저는 꾹 참고 버스를 탔습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긴 해도, 이동하면서 현지 분위기를 몸으로 느끼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버스 안에 여성 전용 좌석이 따로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 작은 부분이지만 문화적 맥락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일치기로 두 곳 모두 소화하는 건 가능합니다. 다만 아부다비에는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처럼 반나절 이상 투자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더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최소 1박 일정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간에 쫓겨 대충 훑고 오기에는 아까운 도시입니다.
아부다비는 '돈이 많으면 이런 도시를 만들 수 있구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곳입니다. 두바이가 세련된 미래 도시라면, 아부다비는 압도적인 규모와 전통이 공존하는 수도입니다. 두 도시를 같은 기준으로 보시면 아부다비가 상대적으로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랜드 모스크 한 곳만으로도 아부다비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아직 일정을 짜지 않으셨다면, 두바이 일정에 최소 하루는 아부다비를 위해 남겨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Rm1MaML5Yw&list=PLD7Ss_NVlYEn8XdHAFaQOLicDmhFzXqaY&inde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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