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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발리를 처음 계획할 때 누사 섬들을 완전히 가볍게 봤습니다. 그냥 본섬에서 배 타고 잠깐 갔다 오는 곳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5박 6일을 보내고 나니 이곳이야말로 발리 여행의 진짜 하이라이트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사페니다, 렘봉안, 체닝안 세 섬은 각각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서 어떤 섬을 먼저 가야 할지, 며칠을 투자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 섬의 차이점과 여행 전략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누사페니다 교통과 투어 방식 선택이 핵심입니다
누사페니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마주한 문제는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발리 본섬에서 익숙하게 쓰던 그랩(Grab)이나 고젝(Gojek) 같은 차량 호출 앱이 섬 내부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차량 호출 앱이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택시나 오토바이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한국의 카카오T처럼 앱으로 차를 부르는 시스템인데, 누사페니다에서는 이 시스템이 아예 작동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프라이빗 투어(Private Tour)를 사전 예약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프라이빗 투어란 전용 차량과 기사가 일정 내내 동행하며 원하는 장소를 순서대로 방문하는 맞춤형 투어 방식입니다. 섬 전체 면적이 서울의 3분의 1 정도 되는데, 도로 상태가 워낙 열악해서 비포장도로 구간이 많고 경사도 심해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깁니다. 실제로 동부 다이아몬드 비치에서 서부 클링킹 비치까지 이동하는 데만 약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투어 방식을 선택할 때 고려할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당일치기 투어: 발리 본섬에서 출발해 배편 포함, 주요 랜드마크만 집중 방문
- 1박 이상 투어: 섬 내 숙박하며 동부·서부 코스를 나눠서 여유롭게 관람하고 액티비티 추가 가능
- 자유여행: 오토바이 렌트 후 자유롭게 이동하되, 운전 실력과 체력 필수
저는 페니다에 3박을 하면서 동부와 서부를 나눠 다녔는데, 이 방식이 체력적으로도 훨씬 여유로웠고 놓치는 스팟 없이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만타 가오리 다이빙 같은 액티비티를 계획하신다면 최소 2박은 투자하시는 걸 권장합니다(출처: 인도네시아 관광부).
렘봉안과 체닝안은 숙박 거점으로 최적입니다
누사페니다가 거친 야생의 느낌이었다면, 렘봉안과 체닝안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두 섬은 예쁜 노란색 다리인 옐로우 브릿지(Yellow Bridge)로 연결되어 있어서 오토바이로 5분이면 오갈 수 있을 만큼 가깝습니다. 제가 이 두 섬에서 2박을 보내면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렘봉안의 드림 비치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파도가 제법 세서 수영보다는 해변가 카페에서 뷰를 즐기는 편이 좋았습니다. 해변가에 있는 비치클럽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켰는데 가격은 약 70,000루피아(한화 약 6,000원)로 발리 본섬 카페 가격과 비슷했지만, 솔직히 커피 맛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대신 수영장과 선베드가 있어서 더위를 피하며 쉬기엔 괜찮았습니다.
데빌스 티어(Devil's Tear)는 '악마의 눈물'이라는 이름답게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가 10미터 이상 솟구치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워터 블로우(Water Blow)란 바닷물이 절벽이나 바위틈으로 세차게 분출되는 자연 현상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물기둥처럼 치솟는 모습인데, 만조 시각에만 제대로 볼 수 있어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저는 오후 4시쯤 방문했는데 마침 만조 시각과 맞아떨어져서 엄청난 스케일의 워터 블로우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체닝안의 블루라군은 제가 세 섬 통틀어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 중 하나입니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 색깔이 정말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선명한 청록색이었는데, 사진으로는 그 감동을 절반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절벽 위에 있는 숙소들의 전망이 너무 부러워서 다음 방문 때는 꼭 이곳에서 숙박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렘봉안과 체닝안을 여행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들입니다.
- 오토바이 렌트: 하루 70,000~100,000루피아, 도로 상태가 양호해 초보자도 운전 가능
- 숙소 위치: 정글레이 마을(Jungut Batu) 주변이 식당과 카페 접근성 좋음
- 페니다 왕복: 렌봉안에서 페니다로 당일 투어 다녀오기 용이 (배편 15분 소요)
만타 다이빙과 스노클링 액티비티 준비 사항
누사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만타 가오리와 함께하는 다이빙입니다. 만타 가오리는 가오리목에 속하는 대형 어류로, 날개처럼 생긴 가슴지느러미를 펄럭이며 우아하게 헤엄치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크기가 큰 개체는 날개 폭이 4~5미터까지 자라는데, 실제로 수중에서 마주하니 그 웅장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페니다에서 한 번, 렘봉안에서 한 번, 총 두 번의 만타 포인트 다이빙을 진행했습니다. 페니다의 만타 베이(Manta Bay)는 수심이 10~15미터 정도로 비교적 얕은 편이라 오픈워터 자격증만 있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픈워터 자격증이란 수심 18미터까지 잠수할 수 있는 기본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스쿠버다이빙 입문 과정을 수료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국제 공인 자격증입니다.
크리스탈 베이(Crystal Bay)는 만타 다이빙뿐만 아니라 스노클링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수중 가시거리가 20미터 이상 확보되는 날이 많아서 물속이 정말 투명하게 보였고,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산호초 사이를 헤엄치는 모습이 마치 수족관 안에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클룩(Klook)이나 마이리얼트립 같은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에서 만타 베이와 크리스탈 베이를 묶어서 제공하는 상품이 많더라고요.
다이빙 샵 선택 시 주의할 점은 안전 장비 상태와 가이드 경험입니다. 저는 렘봉안에 있는 현지 다이빙 샵을 이용했는데, 장비 상태도 양호했고 가이드분이 만타가 자주 출몰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계셔서 두 번 다 만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만타 가오리는 계절과 조류에 따라 출몰 확률이 달라지는데, 건기인 4월부터 11월 사이가 목격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출처: 발리 해양관광협회).
실제로 누사 세 섬을 모두 경험해본 결과, 각 섬마다 뚜렷한 개성이 있었습니다. 누사페니다는 압도적인 자연 경관과 스릴 넘치는 어드벤처를 원하는 분들에게, 렘봉안과 체닝안은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제 경험상 최소 3박 이상을 투자해야 세 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만타 다이빙 같은 액티비티를 계획하신다면 일정에 여유를 두시는 게 좋습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동 시간만 왕복 3시간 가까이 걸리고 섬 내부 이동까지 더하면 정작 제대로 즐길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다음 발리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누사 섬들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시길 강력히 권장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qTAGjX5-Ls&list=PLZFrmIhUHXj9ZDhtovZ_g5vF5_cRds655&inde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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