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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새벽 5시 반에 집결지까지 나갔는데 아무도 없는 거예요. 14분을 기다려도 한국분이 한 명도 안 보이더라고요. 예약 확정이 제대로 안 됐던 건지, 아니면 평일 운행이 없는 날짜에 잘못 잡은 건지 결국 원인도 모른 채 투어가 무산됐습니다. 그 순간 어떻게 할까 잠깐 멍했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투어 무산 후 즉흥 대중교통 여행, 실제로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 여행은 한국어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면 편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말피 코스트란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살레르노만 북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약 50km의 절벽 해안 도로를 의미하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입니다(출처: UNESCO World Heritage).
제가 직접 대중교통으로 움직여보니, 이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로마에서 나폴리까지는 고속철도인 이탈로(Italo) 또는 트레니탈리아(Trenitalia)를 이용해 약 1시간 10분에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합니다. 트레니탈리아란 이탈리아 국영 철도 운영사로, 이탈로와 함께 이탈리아 주요 도시 간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날 저는 시간에 쫓겨 모바일로 급하게 예약했는데, 기차 요금은 13유로 선에서 해결됐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나폴리에서 아말피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페리(ferry)와 시타 수드(SITA Sud) 버스 두 가지입니다. 페리란 항구와 항구를 잇는 여객선을 의미하는데, 저는 살레르노항에서 아말피행 페리를 10유로에 탔습니다. 인터넷 가격과 동일했고, 배 위에서 바라보는 해안선이 기가 막혔습니다. 컴퓨터 배경화면에서만 보던 풍경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새벽부터 뛰어다닌 피로가 싹 가셨습니다.
다만 이동 동선 자체가 매우 비효율적이었다는 건 인정해야겠습니다. 투어였다면 가이드가 짜놓은 루트대로 따라가면 됐을 텐데, 혼자 움직이다 보니 구글맵을 수없이 확인하면서 버스 번호도 헷갈리고, 승선 위치도 정확히 몰라서 주유소 아저씨에게 직접 물어봐야 했습니다. 그 아저씨가 친절하게 나와서 알려줘서 망정이지, 자칫하면 버스를 놓칠 뻔했거든요.
대중교통 이용 시 꼭 챙겨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차(이탈로/트레니탈리아)와 페리는 사전 온라인 예약 시 현장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 나폴리에서 아말피까지 페리 외에 SITA Sud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배차 간격이 불규칙하고 해안 절벽길을 달리므로 멀미에 취약한 분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각 마을 간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당일치기로 두 곳 이상을 보려면 첫 배를 타는 것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아말피와 포시타노, 직접 걸어보니 어떻게 다른가
아말피와 포시타노는 같은 아말피 코스트 위에 있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아말피는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 걷다 보면 막힌 줄 알았는데 갑자기 작은 광장이 나오고, 그 광장에서 또 골목으로 빨려 들어가는 식입니다. 제가 실제로 경험해봤는데, 분명 막힌 길인 줄 알고 돌아서려다가 던전 들어가듯 계단을 내려갔더니 탁 트인 광장이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 꽤 짜릿했어요.
아말피 대성당(Cattedrale di Sant'Andrea)은 9세기에 처음 건립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로, 아랍-노르만 건축 양식이 혼합된 외관이 특징입니다. 로마네스크 양식이란 11~12세기 유럽에서 유행한 건축 양식으로, 두꺼운 벽과 반원형 아치를 특징으로 합니다. 그 건물이 그냥 길가에서 막 나오는데, 이게 관광지가 아니라 진짜 삶의 터전 한가운데 있는 거잖아요. 저는 그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포시타노는 이야기가 좀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포시타노가 아말피보다 더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보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걸어서 올라가며 마을 안을 구경하면 아말피처럼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만, 포시타노의 진가는 배 위에서 또는 높은 곳에서 마을 전체를 한 번에 내려다볼 때 나옵니다. 절벽을 따라 층층이 쌓인 파스텔톤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실루엣은, 딱 그림 한 장으로 끝나는 그 맛이었습니다. 아말피가 골목길 여행이라면 포시타노는 파노라마 뷰가 핵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가지 더, 햇빛이 어마어마하게 강합니다. 날씨가 약간 뿌옇긴 했지만 자외선 지수(UV Index)가 높은 시즌에는 체감 피로도가 상당히 올라갑니다. 자외선 지수란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 복사량을 0에서 11+까지 숫자로 나타낸 지표로, 6 이상이면 야외 활동 시 자외선 차단이 필수입니다. 이탈리아 남부 여름 기준 자외선 지수는 평균 8~10 수준으로, 선크림과 모자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출처: 세계기상기구 WMO).
돌아오는 길에 현장에서 나폴리행 버스를 끊었는데, 50유로가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진짜 예상 못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날짜로 검색해보니 사전 예약 기준 52유로였으니 아저씨가 2유로 깎아준 셈인데, 어찌 됐든 즉흥 이동의 비용을 몸으로 배운 날이었습니다.
아말피 코스트는 분명 한 번쯤 와야 할 곳입니다. 저도 결국 만족했고,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다시 온다면 살레르노나 소렌토에서 1박을 잡고 여유 있게 돌아볼 것 같습니다. 당일치기로 두 마을을 보는 건 체력적으로, 비용적으로 모두 빠듯하거든요. 처음 방문하신다면 한국어 가이드 투어를 강하게 권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선택이 시간과 돈 모두를 아끼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Y8HfatKreI&list=PLD7Ss_NVlYEn8XdHAFaQOLicDmhFzXqaY&index=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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