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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덤보 골목 사진이 그냥 예쁜 동네 스냅인 줄 알았습니다. 맨해튼 브리지가 딱 프레임에 걸리는 그 포토존이 이렇게까지 사람이 몰리는 곳인지,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진짜 몰랐습니다. 덤보에서 시작해 브루클린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고, 월스트리트의 황소상을 만진 뒤 헬기로 하늘을 날고, 뉴저지 강변에서 야경으로 마무리한 하루를 그대로 기록합니다.

덤보와 브루클린 브리지, 낭만이라는 단어의 실제 무게
일반적으로 덤보는 브루클린의 감성적인 포토스팟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수십 명이 도로 한복판에서 서로를 비켜가며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차가 가끔 지나가는 길이라 더 아슬아슬하고, 배경을 독차지하는 데 드는 대기 시간이 그야말로 예측 불가였습니다.
덤보(DUMBO)는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 맨해튼 브리지 고가도로 아래쪽 지역이라는 뜻인데, 오래된 창고 건물들이 관광·상업 지구로 재개발된 젠트리피케이션의 교과서 같은 동네입니다. 여기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개발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기존 저소득 주민이 밀려나는 도시 변화 현상을 뜻합니다.
그래도 브루클린 브리지 워크웨이(Brooklyn Bridge Walkway)를 걸을 때만큼은 솔직히 감탄이 나왔습니다. 워크웨이란 보행자 전용 통로를 의미하는데, 이 다리의 보행로는 차도보다 한 층 위에 놓여 있어 차 소음이 의외로 적고, 나무 데크 바닥 덕분에 발소리까지 다르게 들립니다. 양쪽으로 이스트강이 펼쳐지고,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정면으로 들어오는 각도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습니다. 저 멀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눈에 들어왔고, 맨해튼 브리지가 옆에서 나란히 보이는 구도는 이 다리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걸어서 건너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5분 정도였는데, 막상 걸어보면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뉴욕 오면 한 번은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지하철을 탈 때 한 가지만 기억하면 좋습니다. 플랫폼 맨 앞쪽, 즉 선로 바로 가장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건 피하는 게 낫습니다. 사람이 많고 누군가 실수로 밀 수도 있는 공간이라, 조금 뒤에 서서 기다리는 게 마음 편합니다.
황소상과 차이나타운, 상징이 팔리는 거리
월스트리트(Wall Street)라는 이름은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맨해튼 남쪽 끝에 세운 목책 방어선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원주민과 영국 세력을 막기 위해 세운 벽(Wall)이 있던 거리라는 뜻인데, 지금은 세계 금융 시스템의 상징적 중심지가 된 셈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New York Stock Exchange)는 여기서 NYSE란 1792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 거래 시장으로, 현재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상장 주식의 약 40%를 차지하는 곳입니다(출처: NYSE).
황소상(Charging Bull)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저도 줄을 서서 야무지게 뿔과 볼을 전부 만졌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렸는데, 직접 만지고 나서 든 감상은 솔직히 두 가지가 동시에 왔습니다. 하나는 '와, 이게 진짜 월스트리트구나' 하는 묘한 감동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금융 위기를 여러 차례 겪은 거리 한복판에서 청동 조각상 한 부위를 만지며 부를 기원하는 행렬이 자본주의를 대하는 방식으로 꽤 흥미롭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뭐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닌데, 그냥 그게 눈에 걸렸습니다.
차이나타운(Chinatown)은 솔직히 제가 기대했던 분위기와는 좀 달랐습니다. 시장 골목 같은 활기찬 재래시장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 위주로 구성된 관광 거리에 가까웠습니다. 편의점에서 알로에 음료 하나 사서 마셨는데, 현금을 받는 가게가 꽤 있어서 미리 소액 현금을 준비해 두면 편합니다. 뉴욕 전체적으로 편의점이 많지 않고 세븐일레븐 정도가 간간이 있는 수준인데, 물가는 어디서 사든 미국 물가입니다.
뉴욕 남부 관광 시 실용적으로 챙겨야 할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덤보 포토존은 아침 일찍 가도 사람이 있으니 차가 지나가는 타이밍을 맞춰 빠르게 찍는 게 현실적입니다.
- 황소상 줄은 보통 10분 내외이나 주말 낮에는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 차이나타운에서 현금 결제 가게를 위해 소액 달러를 준비해 두면 편합니다.
- 지하철 플랫폼에서는 선로 가장자리 바로 앞보다 조금 뒤에서 기다리는 게 안전합니다.
헬기 투어와 뉴저지 야경, 돈과 각도의 문제
이번 일정에서 제일 큰 결심이 필요했던 건 헬기 투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헬기 투어는 비싸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이 말이 조건부로 맞다고 봅니다.
제가 탄 헬기는 문을 열고 발을 바깥쪽으로 내놓는 도어오프(Door-Off)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서 도어오프 헬기란 문짝을 아예 탈거한 채 비행하는 방식으로, 유리창 없이 바람을 직접 맞으며 촬영할 수 있어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에는 일반 헬기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예약 시간보다 일찍 헬기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실수를 했습니다. 규정상 비행 1시간 15분 전에 체크인을 해야 했는데, 뉴저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패스(PATH) 트레인 환승과 버스 노선을 헤매느라 예약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습니다. PATH 트레인이란 맨해튼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지하철 노선으로, 일반 뉴욕 지하철과는 다른 별도의 노선망입니다. 뉴저지 이동이 처음이면 구글 맵이 알려주는 경로가 실제 탑승 위치와 다를 수 있으니, 현장에서 직원에게 직접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결과적으로 30분 코스로 예약했지만 이동 시간을 제하면 맨해튼 상공을 날았던 시간은 15분 남짓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유의 여신상을 발아래로 내려다보고, 센트럴 파크의 초록 덩어리가 빌딩 숲 사이에 박혀 있는 걸 하늘에서 보는 순간은 확실히 압도적이었습니다. 뉴욕 방문자 수는 2023년 기준 약 6,200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도심 관광 액티비티 소비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출처: NYC Tourism + Conventions).
뉴저지 쪽 강변 공원에서 바라본 맨해튼 야경은 맨해튼 안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각도입니다. 허드슨강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야경 뷰포인트(Viewpoint)란 강 너머에서 도시 전경을 조망하는 관측 지점을 말하는데, 뉴저지 쪽에는 남북으로 여러 곳이 있고 위치에 따라 보이는 맨해튼 스카이라인의 각도가 조금씩 다릅니다. 저는 시간 여건상 남쪽 포인트에서 봤는데, 북쪽으로 갈수록 더 넓은 스카이라인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아이폰 야간 모드로도 충분히 예쁘게 담겼고, 강바람을 맞으며 하루 종일 걷고 달린 피로를 풀기에 이보다 나은 마무리가 없었습니다.
뉴욕에서 맨해튼 남부와 브루클린, 헬기 투어, 뉴저지 야경을 하루에 다 소화하는 건 체력적으로 빠듯하지만, 순서대로 동선을 짜면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덤보와 브루클린 브리지는 아침에, 월스트리트와 차이나타운은 점심 전후에, 헬기 투어는 오후에, 뉴저지 야경은 해 진 뒤로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흐름이 이어집니다. 이 동선 자체가 뉴욕이라는 도시의 여러 얼굴을 하루 만에 훑어보는 꽤 밀도 높은 경험이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QKQCBJtSVA&list=PLD7Ss_NVlYEl1dsTOV67vvF4oEwMwAjGF&inde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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